[논평] 희망버스 그리고 미 청년들의 ‘자본주의 심장’ 월가 점령

[논평] 희망버스 그리고 미 청년들의 ‘자본주의 심장’ 월가 점령

한국에서는 5번째 희망의 버스 출범을 5일 앞두고 있는 현재, 미국에서는 ‘자본주의 심장’ 월가를 점령한 청년들의 분노가 요원의 불길처럼 미국 전역을 휩쓸어갈 기세다. 첫날 수백 명에 불과했던 시위대가 14일이 지난 9월 30일 2천여 명으로 불어난 점거시위는 ‘월스트리트점령’측이 오는 6일의 워싱턴디시, 뉴저지, 텍사스 댈러스, 로스앤젤레스로를 거쳐 66개 도시가 동참의사를 전해왔다고 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미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 혁명 전야: 막다른 골목 장벽 허무는 함성, 혁명의 시작 알리는 신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목적 달성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문화를 창조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매일 월스트리트를 점거하면서 겨울까지 이어갈 수도 있다”는 시위대 임시집행부 측의 말에 따르면 점거시위가 예사롭지 않은 것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제까지의 대부분의 시위는 어떤 구체적인 특정 목적의 달성에 있었던 만큼, 그 목적이 달성되면 바로 해산하는 것이 그 특징이었다. 그러나 이번 월가점거시위는 구체적인 달성목표가 제시되지 않은 포괄적인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에 대해 반응하는 미국민의 계층과 참여 지역 또한 다양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이는 이제까지 사회 전반적인 문제 대신, 부분적인 문제에만 주로 힘을 모아왔던 시위문화가, 그 한계에 이름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이 그 모두를 아우른 사회 전체 구조에 눈뜨게 된 것을 나타내고 있다. 부분적인 문제는 문제마다 관련된 정부의 소관 부서가 있어, 미흡하나마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록 유능한 정부와 관료들이 있다 하더라도 그 조직이나 체제 자체에 그 원인이 있는 문제는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이같은 미봉적인 문제처리방식이 쌓이고 쌓이면 이를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 어떤 유능하고 힘있는 정부라도 해결할 수 없는 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을 때 등장하는 것, 우리는 이를 밑바닥 국민들의 궐기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오래 기다렸던 혁명의 시작이라 부르고자 한다.


- 미국에서 일어난 함성 어디까지 가나

지금 미국이 처한 상황, 곧, 미국경제와 국력의 바탕이 되는 사실상 초강대국 미국을 움직이는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뉴욕의 월가를 점령하는 사태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리더도 없이, 단일한 목적도 없이,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시위는 건국 이래 미국이 맞는 최대의 본격적인 시위의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문어발처럼 제국주의 전쟁을 주도하면서 맞게 된 경기침체, 실업, 등 총체적인 위기를 맞는 미정부의 비호아래, 철옹성 같은 번영과 영화를 누려왔던 금융재벌집단을 향하여 “기업의 탐욕을 멈추라” 등의 구회를 외치며 아메리카은행을 향해 행진하며 문자 그대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고 있는 이번 시위는 신자본주의의 심장을 겨누는 미국 자본주의사상 유례가 없는 본격적인 시위의 작동이다. 뉴욕의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된 이 시위가 어느 계층, 어느 지역, 어느 때까지 번지고 지속될 것인가는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리고 지금처럼 진행된다면, 이번 시위가 미국에서 전지구적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와 실업문제 등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으로 인해 파국에 직면한 그리스,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시위/폭동에서 보듯 신자유주의의 직접적인 세계의 모든 피해당사국들이 이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시대를 마감하고 온 세계에 새로운 문화, 새로운 시대를 여는 극적인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 다시 되돌아보는 한국의 희망버스 운동

이와 관련하여 한국의 희망버스 운동은 부산 한진중공업과 관련된 노동시위운동임과 동시에 이를 넘어서서 노동자의 삶 자체를 돌아보고 관심을 갖게 한 새로운 시위문화운동이었다. 그런 연고로 해서 처음에는 7천명이었던 시위참가자는 1만, 1만5천으로 늘어났으며 급기야는 촘스키 등 석학들의 격려 발언이 이어져 국경을 넘어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뉴욕월스트리트 점령시위와 한국의 ‘희망버스’는 운동 맥락에서 자연스레 만난다. 두 시위의 공통점은 오로지 구체적이고 부분적인 목적달성에만 뜻을 두었던 재래시위의 한계를 넘어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까지, 시위의 범위를 넓히는 시위문화의 변혁을 통하여, 보다 광범위한 공감대와 확대된 연대의 힘을 창출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차이점이라면 한국의 희망버스운동이 노동과 자본이 첨예하게 대립된 노동현장과 노동자를 중심으로 일어나 전국민의 관심과 그 참여를 이끈 것이라 한다면, 미국의 월스트리트점령시위는 곧바로 자본주의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에서 젊은이를 중심으로 일어나 미국 전역에서 미국인의 관심과 그 참여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희망버스운동이나 미국 월스트리트점령시위는 부분적인 제도적 개선문제가 아니라, 기독교자체가 변혁되지 않고서는 세계가 변혁될 수 없다고 믿는 새기운의 연대운동 취지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운동의 열매를 거두려면

우리는 모처럼의 소중한 운동도 마치 김주익 열사가 사회적인 반향이나 메아리가 따르지 않을 때 결국은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비극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미숙하고 어수룩하기 짝이 없던 50년대의 막강한 이승만 독재조차도 무릎을 꿇게 한 것은 10대의 어린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원로 교수들까지 거리로 뛰어든 거국적인 국민의 참여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의 운동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민중들의 저항이 일부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일부 저항세력에 불과하다는 보수권의 고정관념부터 먼저 불식시켜야 한다. 희망버스나 월스트리트점령이나, 그것이 우리 모두의 평화와 행복을 위한 장엄하며 기쁜 싸움이라는 믿음이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가슴속에 깊이 심어지는 데까지 이르지 않고는 애석하게도 그 뜨거운 함성들이 열매를 거두기를 바라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 모두가 희망버스나 월스트리트점령 등과 같은 전지구적인 시위 현상에 대해, 인간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주의의 종말을 앞당기며 구체적인 대안 창출을 모색하려는 고귀한 싸움이라는 데 깊은 신뢰를 보내면서 아울러 일상에서 구체적인 연대 움직임으로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1. 10. 3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 - 새기운 http://newchristianity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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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레루야

    비교 가능한 국가하고 해라..북한하고 비교해보지...망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