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들께 올리는 글. 계룡대 노숙 61일.

동지들께

서울 상경 노숙투쟁이 60일을 넘어 갑니다.
반팔의 반바지 차림이 내복을 껴 입어야하는 시간만큼이나 되었습니다.
사즉생의 마음으로 시작한 투쟁 이었지만, 서울 공공운수 노조, 연맹 동지들과 민주노총 총 연맹 동지, 대전지역본부 동지들의 한결같은 연대와 도움 그리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따뜻한 위로와 학생들의 응원의 메시지로 말미암아 아직 아픈 곳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이 정당하기에 수많은 동지들과 시민 학생들의 지원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의 투쟁은 계룡대지회만의 투쟁이 아닌 것이며, 이 시대 한 줄기 빛이라도 보기를 원하는 민주 민중의 노동전선, 노동운동의 한 축 인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동지들이 이 시대 기득권이라 칭 하는 자본에 의해 희생이 되었습니까? 단지 국민이라면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내세운 것뿐인데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사라져야 했던 영혼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았는지요? 마치 자본은 겉으로 보기에 평화롭고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세링게티 대 초원을 조성한 것처럼 이 사회에 법과 질서를 만들어 놓고, 그 안에 이루어지는 약육강식을 표본 삼아 얼마나 많은 서민들의 피, 눈물을 맛보는지요?

동지 여러분 아무리 저들의 성이 높고 견고할 지라도, 맹수의 시커먼 이빨을 드러내며 위협할지라도 우리는 맞서야 할 것입니다. 총,칼을 들이대며 위협하던 시절에는 무서워 주춤 할 때도 있었으나, 생존권을 틀어쥔채 서서히 죽게 만드는 저 비열하고, 사람을 비굴하게 하는 탄압에는 주춤 하는 것조차 용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럴수록 더욱 단결하여 저들과 맞서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사회는 인간성 회복의 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 놓인 것 같습니다.
수년 동안 뭍여 있던 사회적 약자의 호소와 억울함이 소설하나 영화 한편으로 온 국민의 마음을 분노케하며, 움직였고, 결국엔 심판을 받게 했습니다.
한 사람이 끈질기게 외친 정리해고의 철폐가 온 세계 언론을 주목하게 했고, 수십 대에 이르는 희망버스를 조성 했으며, 끝내는 승리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수백억, 수십조가 있어도 단 한사람의 마음을 살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으로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는 한 우리의 승리와 우리의 정의는 실현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환절기에 감기 걸리듯이 이럴 때 일수록 더 한 고난과 고통이 뒤 따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결과를 알고 있기에 한 발 더 나갈 수 있습니다. 동지가 희망이고, 정의가 우리를 자유케할 것입니다.

김호경 올림 단결!!!투쟁!!!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호경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