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있다는 것이, 아니 텅 비기를 원하는 것이 참 어렵다.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며, 그 고민이 꼬리를 물어 더 큰 고민의 수렁으로 치닫게 한다. 이럴 때면 텅 비우고 싶다는 갈망이 사막에서 한 모금의 물을 찾듯 애절하다.
비탄과 절망, 짙은 안개에 가려 한 치의 앞이 보이지 않는 저수지 앞 외나무다리에 한 발을 내 디뎌야하는 절박함, 애잔함....,
한 일주일 동굴에 들어갔습니다.
심연의 동굴에서 이제 막 벗어나려 합니다.
또 다른 동굴이 있을지라도, 아니 같은 동굴이 또 불러들일지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들어가 잠시 머물러 벗어나기를 발버둥치는 심연의 손짓과 발짓은 그 회를 거듭할수록 노련해 질것입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는 것이 참 말이길 소원합니다.
동굴 끄트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