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들 하는데, 솔직히 내개 있어 좀 더 아픈 손가락이 있는 듯하다. ~듯하다. 처럼 명확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좀 더 아프게 생각하는 손가락이 막내아들 인데 그렇다고 첫째 딸 에게 보내는 신뢰와 섬세함, 둘째 아들에게 느끼는 든든함과 안정감, 막내를 생각하면 차오르는 애틋함 사이에 그 어떤 성분적 순위가 매겨진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막내에게 아직 남아 있는 부채감 때문일지 모른다.
“집에 오면 얘기하려고 했는데, 기다릴 수 없어 전화 했다며 기뻐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아내는 3째를 가졌다는 말에 목소리가 줄어든다. 오래전 기억 이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사업 때문에 온전히 기뻐하지 못한 나의 마음을 아내와 막내는 느꼈을 것이다. 자로 잰 듯 3년 차 로 태어난 아이 중 에 막내는 돌잔치의 배경이 누가 봐도 집 안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환경에서 과거가 없는 막내는 누나와 형아의 투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동참하는 기쁨이 전부였다.
그런데 막내라서 그런지 자라면서 집안에 엔돌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형제간의 다툼으로 매를 들을 때 - 그때만큼은 공평하게 매를 든다. - 토끼 눈처럼 놀란 두 눈에 금방 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고인 눈물 을보면, 매를 든 나는 피식 웃음이 나오고, 그로인해 형아와 자신을 구원한 게 몇 번인지 모른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가 아내와 자리를 깔고 누울라치면 어느새 가운데로 파고 들어와 “오늘은 특별히 아빠랑 자주지” 하며, 까르르 넘어간다. 어제는 떨어진 엔돌핀을 채우기 위해 전화 속 들리는 막내의 목소리에 “ 언제와. 보고 싶다고. ....그래 그래 사랑하고, 올 때 초코릿사와. 사랑해 아빠” 이런다. 보고 싶은 것이 30이라면, 기다리는 초코릿의 기대는 70인줄 알면서 만땅 채워지는 엔돌핀은 좀 더 아프다 느끼는 손가락 때문일까! 하하하~ 모르겠고, 며칠 동안은 생각만으로도 미소지을것같다.
이런 사소한 행복 또한 투쟁 속에 피는 꽃 중에 하나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