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레프트119 (준)


(가칭)『레프트119 준비위』결성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긴급지원을 위한 (가칭)『레프트119 준비위』(이하 레프트119) 결성에 함께 할 것을 노동운동을 포함한 범사회주의운동진영의 단위들과 활동가들에게 제안합니다.

레프트119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활동가는 자본의 착취와 국가권력의 억압에 맞서 투쟁하다 정신적 상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활동가들입니다.

자본주의에서 국가권력은 자본의 이익을 위한 체제유지를 위해 군대, 경찰, 감옥, 법률, 학교 등 다양한 물리적, 이데올로기적 억압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은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항한 투쟁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자본과 국가권력의 폭력적 억압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처받을 가능성이 큰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동운동을 포함한 사회주의운동진영은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문제들을 개인의 문제로 여기며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었습니다.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을 위한 모임’은 활동가들이 겪는 정신적 상처가 개인적 차원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서로간의 적극적 상호지원을 통해서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긴급지원을 위해 레프트119가 만들어져야 할 이유입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긴급지원이 운동의 전진을 위해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긴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쌍용차 파업투쟁 이후 지금까지 19명의 활동가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자살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활동가들이 우울증에 힘들어 하며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많은 활동가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이는 활동정지와 잠수, 알코올 의존, 가정생활 파탄, 소진, 동지들과의 갈등 등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을 위한 모임’은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소극적 대처는 단지 활동가 개인에게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운동 전체의 지속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이 활동가들이 직면하는 사상적, 실천적 문제들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이 사상적, 실천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며, 사회주의운동을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프트119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긴급지원을 위해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할 것입니다.

레프트119는 핫라인 개설, 직접만남 등을 통해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와 그로 인해 나타난 어려움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들을 것입니다.

정신적 상처의 치유는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상호소통을 통한 깊은 공감대 확보로부터 출발합니다. 우리는 부르주아 정신과 의사들과 상담자들이 활동가들의 운동적 삶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의 치유와 관련해서는 임시적 약물처방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보기를 들어, 10여 년 동안 우울증을 경험하며 여러 부르주아 정신과 의사들에게 상담 받았던 어느 노동운동 활동가에 따르면, 상담내용 중의 80%가 자본과 국가권력에 맞선 투쟁과 조직 활동의 과정에서 생긴 정신적 상처에 대한 것이었지만, 부르주아 정신과 의사는 유아기와 가정생활에서 나타난 갈등에만 상담초점을 맞추어 많이 실망했다고 우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 사례는 부르주아 정신과 의사들과 상담자들이 자본과 국가권력에 맞서서 투쟁하는 과정에서 생긴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에 대해서는 이해를 못하거나, 개인적 영역으로 축소시켜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을 위한 모임’은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는 개인적 삶의 영역뿐만 아니라 자본과 국가권력의 억압에 대항하는 운동적 삶의 영역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가 일반사람들의 정신적 상처와 다른 점이며, 레프트119가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레프트119는 정신적 상처로 인해 고통 받는 활동가들의 운동적 삶에 대한 주의 깊은 이해와 공감을 통해서 그들은 고립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리며, 그들 스스로 운동적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옆에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레프트119는 긴급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활동가들에게 따뜻한 차, 소박한 식사, 그리고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활동가들은 경찰과 정보기관의 야만적 폭력에 언제나 직접적으로 노출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긴장 속에서 살아갑니다. 따라서 활동가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은 일반사람들에 비해 상당히 높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활동가들에게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조건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활동가들이 겪는 정신적 상처는 더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운동의 참여에 따른 가정갈등, 구직의 어려움, 경찰과 정보기관의 감시와 추적으로 인해 당장 하룻밤 편안히 쉴 장소와 정기적 식사도 해결하기 어려워 어려움을 겪는 활동가들을 많아 보아 왔습니다. 최근에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생존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어느 활동가가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도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이 지금 긴급히 필요로 하는 것은 안전한 장소에서의 충분한 수면과 휴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레프트119는 활동가들을 위한 쉼터를 만드는 것을 우선적 과제로 여길 것입니다.


레프트119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운동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워크샾 개최, 소책자 발간, 번역 등의 활동들을 할 것입니다.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을 위한 모임’은 우리의 운동이 활동가들의 자기희생과 결단을 통해 지금까지 전진해 왔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운동이 앞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에게 개인적 차원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운동문화가 더 이상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 운동문화에서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과 관련해서 상대적으로 경시하거나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보는 경향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들은 정신적 상처가 본인의 사상적 불철저성과 나약함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여기거나,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활동가들을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조직에서 배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활동가들의 정신적 상처에 대한 이러한 운동문화는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활동가들에게 ‘2차적인’ 정신적 상처가 되며, 심한 경우에는 활동가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활동가들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보는 것은 사회주의운동을 분쇄하고자 하는 자본과 국가권력의 심리적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과 국가권력의 심리적 전략은 우리들 가운데서 ‘희생자’들을 만들고, 그 ‘희생자’들을 통해 우리들의 머리속에 ‘공포’를 주입하는 것입니다. 운동에 새로이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정신적 상처로 인해서 고통 받는 활동가들을 보며 운동에의 참여를 망설이게 됩니다. 현재 운동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은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홀로 고립되어 방치되는 동지들을 대하며, “나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그 때는 나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들의 반복은 점차 ‘공포’로 변하여 활동가들의 정치적 생명을 갉아먹게 됩니다.

이것이 정확히 자본과 국가권력이 사회주의운동에 참여하는 활동가들을 심리적으로 통제하고 억압하는 방식이며,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긴급 지원을 위하여 레프트119가 절박하게 필요한 이유입니다. 만약 사회주의운동진영이 활동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의 긴급한 필요성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이러한 운동의 약점들은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운동의 전진을 가로막는 커다란 암초가 될 것입니다.

‘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을 위한 모임’은 활동가의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가칭)레프트119 준비위 결성에 정파. 소속, 입장의 차이들을 뛰어 넘어서 함께 할 것을 노동운동을 포함한 범사회주의운동진영의 단위들과 활동가들에게 제안합니다.


2012. 1. 13

(가칭) 레프트119 준비모임
http://cafe.daum.net/left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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