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3년 3월 2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금속노조 회의실
진짜 사장 복지부가 활동보조인을 직접 고용하라!
바우처 No! 월급제 Yes!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출범선언문]
활동보조인의 권리는 활동보조인의 힘으로!
2007년 장애인들의 피눈물나는 투쟁의 결과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제도가 시작되었다. 이 제도의 시행과 동시에 하나의 직업군이 만들어졌다. 장애인활동보조인이 그 이름이다. 활동보조인은 장애인의 곁에서 그들의 손발이 되었다. 외출하는 장애인의 곁에 예전에는 자원봉사자와 가족이 있었다면 이제는 활동보조인이 그와 함께 가고 있다. 활동보조인은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직업에 종사한다는 사실에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보람과 긍지도 잠시, 잘못된 제도로 인해 활동보조인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이하의 저임금,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정한 고용, 바우처에서 잘라주는 쥐꼬리만한 수당 등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수시로 이직을 고민해야 한다. 산재보험은 꼬박꼬박 내는데 산재신청이라도 할라치면 퇴화현상이라고 퇴짜를 놓는다. 복지부가 나서서 노동법 위반을 조장하고 있다는 건 이제 정부조차 인정하는 상황이 되었다. 차량활보, 가족노동 등 지침에 없는 활보를 수시로 강요받지만 복지부가 하는 말은 “지침대로” 한마디 뿐. 이렇게 열악한 조건으로 남성들이 기피하는 일자리가 되어, 여성이 남성의 신변을 처리해야 하는 등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모두의 인권이 모두 위태로운 지경인데도 정부는 노동조건을 개선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한 이해부족과 무책임한 관리, 민간위탁을 통한 운영 방치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활동보조 현장 곳곳에서 상처가 곪아터지고 있는데 정부의 태도는 전혀 생뚱맞기만 하다. 장애인에게는 정부를 속여서 과도한 서비스를 받고 있다면 서비스를 빼앗을 궁리에 여념이 없고, 활동보조인의 열악한 처지를 개선하라는 요구에 대하여는 “이것은 장애인을 위한 제도이니 당신들을 챙길 여력이 아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나마 개선이라고 내놓는 내용마다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의 사이를 이간질시키는 내용뿐이다.
언제까지 예산을 핑계로 활동보조서비스노동자들에게 열악한 조건을 감수하라고 강요할 것인가? 활동보조서비스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야 장애인들도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에 활동보조서비스노동자들은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을 건설하여 잘못된 제도로 인한 고통을 끊어내고, 활동보조인이 스스로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고,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로 장애인과 노동자 모두가 행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나가고자 한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 정부가 주체가 되어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한 정부의 고민은 예산을 편성하는 것에 머물 수밖에 없다.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을 하기는커녕 제공기관과 장애인과 노동자를 향해 감시와 단속의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 문제를 봉합할 뿐이다. 소비자주의는 장애인의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 민간위탁은 정부를 제외한 모두의 고통일 수밖에 없다. 제공기관은 투쟁을 통해 제도를 쟁취하던 때의 고민 대신 이윤창출과 노무관리에 신경을 써야 하고, 이용자와 노동자는 안전장치 없는 제도로 인해 갈등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가 장애인과 노동자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는 질 좋은 서비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경쟁이 아닌 정부의 책임있는 운영은 필수일 수밖에 없으며, 우리 노동조합은 이의 실현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활동보조인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쟁취하고, 제도의 한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 임금부터 지침까지 일일이 결정하는 정부야말로 활동보조인의 진짜 사장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제공기관의 뒤에 숨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를 불러내어 고용주체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만들 것이다.
- 바우처를 통한 임금지급 방식으로는 노동자의 권리를 전혀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바우처가 아닌 월급제로 비저유노동자로서의 설움을 끝장내고 노동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은 활동보조인이 서비스의 한 주체라는 것을 인정받고, 장애인이용자와 노동자 모두가 행복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 활동보조인은 시키는 일이나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존재이다. 이러한 활동보조인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자립생활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 그러나 정부는 제도개선을 목적으로 기구를 만들고 연구를 한다고 하면서 정작 그 제도의 최전선에 있는 노동자의 의견을 수용하기는커녕 끊임없이 배제하고 있다. 제도를 개선한다는 그 전문가들의 자리에 노동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해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우리 노동조합은 활동보조인이야말로 제도의 최고전문가라는 자부심으로, 장애인과 노동자 모두가 행복한 제도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장애인동지들과 늘 연대할 것이다.
1. 진짜 사장 복지부는 활동보조인을 직접 고용하고, 제도를 운영하여 제대로 된 제도를 위해 책임을 다하라.
1. 바우처를 통한 임금지급 방식을 폐지하고 월급제를 실시하여 생활임금을 보장하라.
1. 활동보조인에게는 생활임금을, 장애인에게는 생활시간을 보장하라.
1. 장애등급에 따른 서비스 이용 제한과 본인부담금을 폐지하라.
2013년 3월 2일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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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