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구성이 다양하고 역사 비극을 많이 겪어온 이 나라의 현 갈등을 '독재 정부와 시민 민주주의의 대결 구도'로 알고 있는 분들이 페이스북에도 있는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릅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단은 유럽연합(EU)의 가혹한 경제협상 조건을 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거부해 촉발되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본주의 제국이 우크라이나의 자원과 노동력을 약탈하고 나아가 경쟁자인 러시아를 포위하기 위해 친EU 시위대를 지원하면서부터였습니다. 실제 친EU시위대 속엔 극우계열과 조지 소로스 친미계열, 심지어 신나치 세력들도 들어가 있습니다. 폭력시위대의 재정은 대부분 미국 등 EU 자본가들이 댑니다.
그러니 이 친서방세력의 무장폭동을 두고 민주시위니, 사회주의 혁명의 기운고조니 하는 건 크나큰 오류겠죠. 시리아 사태도 마찬가집니다.
아래 그래픽에서 보듯, 중동 지역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유혈사태 배후엔 자원 약탈을 노리는 미국자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제 드디어 차베스 사후의 석유강국 베네주엘라에까지 마수를 뻗었네요. 미국은 일본을 앞잡이로 해 동아시아에서도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대체 미국이, 아니 자본가놈들이 왜 이런 광란극을 벌이고 있는 걸까? 아시다시피 자본이 생산을 통해선 초과이윤을 더 이상 착취할 수 없는 현실. 약탈과 전쟁 없인 자국은 물론 한국 일본과 같은 위성국가들, 그리고 유럽제국의 자본주의 경제를 도저히 살릴 수 없기 때문이겠죠. 자본주의 태생부터 생산과 약탈, 전쟁은 자본가들의 주무기였습니다.
(불행히도 UN역사 상 가장 못난 사무총장이 한국출신 반기문입니다. 북/미 관계를 비롯해 시리아, 리비아, 우크라이나 사태 등 그 재임 기간 수많은 분쟁이 각지에서 일어났지만 그는 미국 치마폭에 숨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사실, 자본주의가 오래 전부터 금융 링거를 맞으며 침대에 누워있는 식물인간 상태라는 건 자본가진영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이 이렇게 날뛰고 있는 걸 보니 이젠 금융처방도 효과가 없는 모양입니다. 그 체제 붕괴조짐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페루, 아르헨티나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기는 또한 체질개선의 기회기도 합니다. 자본주의는 공황을 통한 자본진영 재편성, 파시즘의 노동에 대한 공세, 대량해고, 금융사기, 자연 약탈, 전쟁을 통해 연명해 왔습니다. 어느 해결책이든 가난한 이들과 노동자 농민이 피를 흘렸습니다.
자본가들이 국제적으로 단결해 있는 이 상황을 한 나라의 노동자계급 역량으로 극복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노동자국제주의에 기초한 강력한 연대가 발휘되어야 하지만, ILO를 위시한 국제 노동계급 상층부가 이미 자본에 포섭되어 있으니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그러나 눈 시퍼렇게 뜨고 당해선 안 되겠죠. 다가오는 자본의 총공세에 맞서 한·중·일 동아시아 3국에서만이라도 노동자들이 강한 연대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총파업 하나 체면치레 식으로 무성의하게 조직하는 이 나라의 관료화된 노동계급상층부 꼴을 보니, '글쎄요'입니다. 정작 자본에 당해봐야 깨닫겠지요? 이기심이 자신을 죽였다는 걸.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