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주민들의 합의와 무관하게,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밀양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노동자계급정당 인천추진위(준)』는 <후쿠시마를 기억하는 311명의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 선언> 선전전을 3월 11일 부평역에서 진행했다. 이 단체가 게시한 웹자보 내용은 다음과 같다.
“후쿠시마 사고가 보여준 것은 잘못된 원자력 정책과 핵발전이 거대한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음에도, 오히려 한국은 밀양 주민들의 인권을 탄압하며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전 수출을 위해 부품성적서를 위조하고, ‘환경영향평가법’을 위반해가며 공사를 진행해 가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송전탑 건설은 결코 노동자민중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간 8년간의 힘겨운 투쟁을 치른 밀양 촌로들은 이렇게 깃발을 내렸지만, 이와 별개로 원자력 정책과 핵발전에 반대하는 운동진영의 원칙적인 투쟁기조는 그대로 이어질 듯하다. 그렇다면 밀양 투쟁과 관련하여 운동적으로는 이런 물음이 남는다.
△결과적으로 송전탑 건설을 승인한 밀양 주민들은 판단은 다양한 운동 주체들의 노력을 도외시 한 현장 주체들만의 이기적인 행위로 봐야 할 것인가? △8년간의 투쟁에 지친 주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려 할 때 운동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운동이 주민들에게 반핵 기조로 지속적인 비타협적 투쟁을 강권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에 대해, 한계가 있더라도 극한의 고통을 겪은 ‘현장 주체’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이 땅의 노동자민중으로 투쟁 속에서 자본가권력의 폭압에 대해 느끼고 분노하고 행동한 내면화가 중요한 것이므로 부득이한 ‘미안한 합의(타협)’에 대해 양해하는 게 바람직하다. 모든 ‘장투사업장’에서의 경우처럼 말이다.
만약 여기에 불필요한 의혹의 시선을 보내며 ‘비타협적 투쟁’을 요구한다면 그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운동의 효과 또한 역풍을 맞거나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밀양이 끝난다고 투쟁이 끝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원자력 정책과 핵발전의 재앙이 우려되는 한 이에 맞서는 운동진영의 정당한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투쟁은 또 다른 밀양과 함께 전개될 것이기에 오늘의 ‘밀양’에서는 현장에서 장기간 투쟁하느라 수고하신 어르신들께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 내일을 도모하는 밑거름으로 삼으면 족할 것이다.
[한국인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