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주] 7월 11일은 노조 설립 한 달 만에 해고되어 거리에서 9년 동안 투쟁해 온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직접고용(근로자지위확인소송)과 원청인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는 날입니다. 수십 명의 증인심문과 현장검증을 거쳐서 나온 1·2심 직접고용 판결이 대법 판결에서도 유지된다면, 22명의 아사히비정규직해고노동자들은 이제 곧 정규직으로 복직되어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으로 출근하게 됩니다.
AGC화인테크노코리아(이하 ‘아사히글라스’)는 대표적인 전범 기업 중 하나인 일본 미쓰비시 가에서 설립한 아사히글라스의 자회사로, 휴대전화·TV 브라운관 등에 사용하는 액정용 유리 기판을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아사히글라스는 2005년 지역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를 전제로, 11만 평 토지 50년 무상 임대와 5~15년간 국세·지방세·법인세 감면 등의 특혜를 받고 구미공단에 입주했습니다. 하지만 아사히글라스는 지역 주민 300명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여 365일 3교대와 주야 맞교대를 하는 가장 힘든 공정에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최저시급을 주며 과도한 경쟁 시스템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쥐어짰습니다.
2015년 5월 29일, 9년을 참고 숨죽이며 일해온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자 138명이 노동조합(민주노총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을 만들었습니다. 구미지역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입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2015년 6월 30일, 전기 공사를 이유로 9년 만에 처음으로 쉬던 날. 계약기간이 6개월이나 남아 있던 하청업체 GTS가 통째로 폐업되고, 17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문자메시지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 뒤 생계 등의 문제로 많은 조합원이 떠나고, 현재까지 22명의 노동자가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며 불법파견 인정과 정규직 복직, 노조활동 보장,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과 사과 등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습니다.
6월 27일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투쟁한 지 3288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이날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투쟁 9주년 결의대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아사히비정규직 투쟁의 의미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 투쟁의 배경은 <참세상>에 게재되었던 관련 기사를 참고 바랍니다.
2019년 6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에서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출처: 연정
3288일, 내 삶을 바꾼 시간
6월 27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국가산업 4단지에 위치 한 AGC화인테크노코리아 앞.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투쟁 9주년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경기·울산·부산 등 전국에서 온 노동조합·투쟁사업장·시민사회단체 연대자들로 집회 장소가 북적인다. 매달 일본 도쿄 아사히글라스 본사 앞에서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철회 요구 투쟁을 하고, 매년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주주총회 투쟁을 해온 ‘아사히글라스비정규직지회지원공투회의’ 일본 활동가들도 참석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지만, 모두들 여기에 개의치 않는 듯하다. ‘성미산 전자악단 7013B’의 여는 노래공연과 ‘금속 몸짓패’의 몸짓 공연 때는 기차놀이와 연대자들의 자발적인 ‘백댄서’도 등장했다.
나의 뜨거운 마음을 불같은 나의 마음을
다시 태울 수 없을까 헤어지기는 정말 싫어
이제라도 살며시 나를 두고 간다면 내 마음 너무나 아쉬워
투쟁 9주년 결의대회에서 몸짓 공연을 하고 있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출처: 연정
‘32팔팔’이 적혀있는 단체 티셔츠를 입은 십여 명의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불티>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춘다. 다른 듯 같은 듯 한 명 한 명 개인 장기가 반영된 몸동작이 조화를 이루는 공연이다. 가끔은 ‘나 실수했어’하는 뉘앙스가 담긴 의미심장한 눈빛이 오가기도 한다. 무대에 오를 때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조합원들의 눈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눈썰미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누군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닌 건 맞다. 공연이 끝나고,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오수일 수석부지회장의 발언이 이어진다.
“아사히 해고자로 보낸 3288일은 저의 삶을 변화시킨 시간입니다. 우리 동지들 모두 단결과 연대를 통해 달라졌습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습니다. 3288일 싸워온 우리는 이미 승리했습니다. 10년째 22명의 조합원이 한 명의 이탈 없이 함께 싸우고 있으니 이미 이긴 것입니다. 우리 동지들이 연대하고 투쟁하는 노동자로 바뀌었고, 제가 유치장에 여러 번 가는 게 아무렇지 않게 바뀌었으니 이미 우리는 이겼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승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온전히 승리하겠습니다. 오늘도 빛나는 자리 만들어주신 동지들, 고맙습니다.”
젊은 시절 섬유공장에서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던 오수일 씨는 포장마차와 인력파견회사 운영 등 몇 차례 사업에 실패하고, 눈앞에 닥친 생계를 위해 2013년 아사히글라스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했다. 해고 이후 지난 9년 동안 경험한 일들을, 입사할 때의 오수일 씨가 꿈에서인들 상상해 보았을까. 수일 씨는 동료 조합원들이 투쟁하는 것을 보며, 이 투쟁에 자신의 삶을 걸어도 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금속 몸짓패 공연과 이에 함께 하는 연대동지들 출처: 연정
우리 문제를 넘어 함께 싸우는 것이 얼마나 옳은 일인지
2018년에 오수일 씨는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 사건을 검찰이 고의로 불기소·지연하자, 서울대검찰청과 대구지방검찰청에서 기소를 촉구하는 농성을 하다가 동료 조합원들과 연행되어 연말을 유치장에서 보내기도 했다. 아사히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은 결국 아사히글라스 불법파견 기소 결정과 형사재판을 이끌어 낸다. 단식도 금식도 싫어했다는 오수일 씨는 2017년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와 노동3권 완전 쟁취 등의 요구를 걸고 서울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서 27일 동안 고공 단식농성을 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투쟁, 그럼 내가 하자’는 심정으로 내린 결단이었다. 이 시기, 오수일 씨를 포함한 아사히 노동자들은 동양시멘트·세종호텔·콜텍·하이텍알씨디코리아·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등 여러 투쟁사업장 노동자들과 공동투쟁을 하며, 단위사업장을 넘어서는 투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고민한다.
“고공농성보다 단식의 배고픔보다 더 힘들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고공을 지키려고 고공 농성장 밑에서 밤새 경찰과 싸움을 하고 있는 동지들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진짜 민주노조가 뭔지를 배웠습니다. 우리의 문제를 넘어 함께 싸우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고 옳은 일인지 투쟁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열악한 조건에 있는 노동자들과 함께 싸워왔습니다.”
이날도 본 집회를 마치고 나면, 아사히 노동자들과 연대 동지들은 행진을 해서 휴대전화 생산 업체인 케이엠텍에 간다. 특성화고 3학년 현장실습생 때부터 휴대전화 부품조립 업무를 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21세 청년 노동자 이수현 씨(가명)를 해고하고 부모에게 책임을 전가했던 삼성전자 협력업체 케이엠텍과 원청인 삼성전자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투쟁 9주년 결의대회에서 공연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연대동지들. 출처: 연정
어디선가 동지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이제 제일 중요한 시간입니다. 투쟁기금 전달식입니다. 투쟁기금 전달식을 하면서 함께 하고 있는 참가 단위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투쟁기금 전달하는 동지들이 너무 많아, 사진 찍는 동지들께서는 빨리빨리 사진을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그사이에 오늘 참가한 동지들을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 차헌호 씨(아사히비정규직지회 지회장)가 투쟁기금 전달식 안내를 하자마자, 투쟁기금 봉투를 든 사람들이 무대 옆에 줄을 선다. 마치 아사히비정규직지회에 투쟁기금을 주려고 별러 온 사람들 같다. ‘나중에 복직하면 어쩌려고... 금속노조 생계비 반환도 해야 하는데...’ 하는 걱정은 잠시 미뤄두기로 한다. 이날은 늘 연대하기 위해 전국을 누비던 아사히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연대동지들을 맞이하고 주인공이 되어 힘을 받는 일 년에 한 번뿐인 날이니까. 차헌호 씨가 참가단위 소개를 하는 동안 오수일 씨가 투쟁기금을 받고 함께 인증샷을 찍느라 무대 위가 분주하다.
투쟁기금을 전달한 연대자들이 오수일 수석부지회장과 인증샷을 찍는 장면 출처: 연정
“민주유플러스노조, 전국영화산업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철도고객센터지부,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동지들 오셨습니다. 전국 대리운전노조, 세종호텔지부, 한화생명지회, 유천초분회 동지들, 톨게이트지부 동지들.....”
차헌호 씨가 3분 동안 거의 숨을 안 쉬다시피 하며, 80여 개 참가단위를 소개하고서야 투쟁기금 전달식이 끝이 난다. 이날 연대자들을 대표하여 무대에 올라 발언을 했던 김주휘(우리밥연대) 씨도 유흥희(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집행위원장) 씨도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짱가’라고 불렀다.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짜 짱가 엄청난 기운이
틀림없이 틀림없이 생겨난다 지구는 작은 세계 우주를 누벼라
씩씩하게 잘도 나른다 짱가 짱가 우리들의 짱가
당당하게 지구를 지킨다 짱가 짱가 우리들의 짱가
우리 마음에 영원히 남는 짱가짱가 우리들의 짱가
그랬다. 김주희 씨와 유흥희 씨의 이야기처럼 어디선가 동지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늘 제일 먼저 달려가는 이들이 바로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인근 구미 옵티칼하이테크와 KEC, 사드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소성리,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투쟁을 했던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거제 대우조선, 부산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서울 세종호텔... 좁은 방송차 안에서 길게는 왕복 7~8시간을 오가며 고속도로에서 밥 먹고 쪽잠 자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연대투쟁하며, 그 투쟁을 알리고, 끝까지 함께 했던 이들. 바로 구미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다. 정규직이 되면 정말 우주선 타고 우주 곳곳에 연대투쟁을 다닐지도 모르겠다.
아사히 노동자들의 투쟁은 일본 노동자들의 투쟁
7월 11일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가 9년 동안 진행해 온 원청 아사히글라스에 대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파견법위반) 형사소송,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대법원 최종 선고가 있는 날이다.
아사히 조합원들이 두 차례 검찰청 농성과 연행 끝에 이루어낸 파견법위반 형사소송 1심 재판부는 아사히글라스 대표이사 하라노 타케시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1년) 제조업 불법파견 사상 첫 징역형 사례가 되었으나, 2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2022년) 부당노동행위 사건은 아사히글라스의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중노위 판정을 1·2심이 뒤집은 상황에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는 1·2심 모두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원청인 아사히글라스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하고, 아사히글라스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했다.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대법원 판결 역시 아사히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승소하면, 이들 노동자들은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규직으로 복직할 수 있게 된다. 이날 결의대회가 ‘승리보고대회 전야제’처럼 흥겨운 이유다. 또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제 갈 길을 갈 거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 집회를 마치고 케이엠텍으로 행진하는 아사히비정규직지회 투쟁 9주년 결의대회 참가자들. 출처: 연정
문화예술단체 새노리의 바투카다 공연이 끝나고, 케이엠텍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케이엠텍 공장 앞에 도착해 백혈병 피해자 이수현 씨 어머니로부터 그간의 경과를 들었다.
“사측에서 복직 처리는 되었다고 했지만, 치료비와 유급 병가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 보상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또한,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사히 노동자들이 아니었다면 와보기도 어려웠을 곳이고, 듣기도 어려웠을 이야기다. 이수현 씨의 어머니가 함께 투쟁해주고 있는 아사히 등 구미지역 노동자들과 반올림에 고마움을 표하며, 아사히비정규직 문제 해결도 기원해 준다. 참가자들은 아사히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준비한 소원 천을 회사 곳곳에 묶고, 다시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으로 이동한다. 어느새 경찰들이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을 가로막고 있다.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경찰들. 출처: 연정
"가로막혀 있는 아사히 공장의 정문을 우리 아사히 동지들이 열어젖히고 힘차게 현장에서 투쟁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9년 동안 너무나도 어렵게 열심히 투쟁해 온 아사히 동지들 입니다. 앞으로도 지역에서 전국에서 연대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구호 외쳐 보겠습니다.” - 김남규,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행동 조직팀장
“단결과 연대로 아사히 투쟁 승리하자~!!”
“오늘도 아사히 투쟁 함께해 주시고 케이엠텍 투쟁까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달엔 반드시 공장 정문을 넘어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출근하도록 하겠습니다. 3288일 투쟁의 종지부를 찍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차헌호 지회장의 인사말로 9주년 결의대회가 마무리된다. 비 때문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농성장에서 진행될 뒤풀이 안내도 잊지 않는다. 족발, 골뱅이무침, 수박 등 음식을 많이 준비했다며, 꼭 다 먹고 가라고 한다. 공장을 등지고 내려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잠시 주춤했던 빗발이 점점 굵어진다.
아사히글라스 공장앞 농성장에 걸려있는 현수막. 출처: 연정
아사히글라스 공장앞 농성장에 걸려있는 현수막. 출처: 연정
“새로운 투쟁 사업장이 생기면 늘 차헌호 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곳 사정을 듣고 묻고 우리밥 식구들과 밥 출동 상의를 하곤 했습니다. 본인들의 투쟁이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새로운 투쟁사업장에 짱가처럼 나타나 든든한 연대자로 곁을 내주던 아사히 동지들을 기억합니다. 평생 한 번뿐인 귀한 청춘을 자본과 권력에 의해 빼앗기고 짓밟힌 동지들입니다. 정작 자신의 인생은 제대로 챙기지도 못한 채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고 비우고 내려놓기를 반복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들꽃이 되어 긴긴 시간 오늘까지 견뎌내 주신 아사히 동지들 정말 고맙습니다.”
- 김주휘, 우리밥연대
“단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함께 싸워 함께 승리하겠다는 아사히 투쟁 10년을 시작하는 날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동지들은 아사히글라스가 회사를 위해 청춘을 바친 노동자를 쓰다 버리는 쓰레기처럼 취급했다고 했습니다. 또, 아사히글라스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무참하게 버리는 나쁜 기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본 노동자로서 책임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한국에서 나쁜 짓을 하는 일본 기업은 일본에서도 노동자에게 나쁜 짓을 합니다. 그래서 아사히 동지들의 투쟁은 바로 일본 노동자들의 투쟁이기도 합니다.”
- 사토 마사카즈, 도로치바(국철치바동력차노동조합) 부위원장
“아사히 동지들을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좀 무서운 이미지였습니다. 포스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함께 하다 보니 동지들의 따뜻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고공에 올라온 후에 더 그렇습니다. 약식 집회를 하면 아사히 동지들이 미소를 지어줍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여기 있으니까. 우리 여기에 왔으니까.’ 라는 표정으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가끔 경찰이 많이 와서 불안해하면 차헌호 지회장님이 ‘이런 건 크게 키우는 게 좋은 거’라고 말해주십니다. 그걸 들으면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 옵티칼 투쟁에 한결같이 연대해 주는 아사히 동지들의 든든한 마음이 저희에게는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6월 27일 현재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174일째 고공농성 중)
“아사히 투쟁에는 슬픔만 있지 않았습니다. ‘비정규직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절박한 소망은 노동조합의 불모지 구미 지역에 비정규직 노조의 깃발을 올렸고, 고소한 지 6년 만에 파견법 위반으로 아사히글라스 대표이사를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제조업 최초 징역형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사히 동지들은 만화 영화 <짱가>의 주인공입니다. 어디선가 동지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는 멋진 연대의 들꽃입니다. 들꽃처럼 연대도 한 번 하면 승리할 때까지 끈질기게 합니다.”
- 유흥희,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집행위원장
- 덧붙이는 말
-
연정은 르포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