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Barbara Burgess, Unsplash
신파시즘의 부상과 함께 나타난 몇 가지 특징은 인도에서 매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특징으로는 무력한 소수자를 ‘타자화’하고 다수 집단 사이에서 그들에 대한 증오를 조장하는 것, 국가 기관뿐 아니라 신파시즘 폭력 집단이 소수자 구성원과 비판자, 정치적 반대 세력, 지식인, 예술가 등을 탄압하는 것, 그리고 특히 새로운 독점 자본 부문을 중심으로 한 노골적이고 순수한 계급 지배가 있다. 이러한 전형적인 파시즘적 특징은 현재 인도에서 신파시즘의 부상과 함께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덜 눈에 띄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특징이 있으며, 이는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지만 역시 인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바로 국가 개념과 관련된 문제다.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 반식민 투쟁 과정에서 형성된 민족주의 개념은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유럽에서 형성된 민족주의와 근본적으로 달랐다. 인도의 민족주의는 유럽과 달리 포괄적이었고 ‘내부의 적’을 상정하지 않았으며, 제국주의적이지 않았고 기껏해야 영토적 성격을 띠었으며, 국가의 목적을,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신파시즘하에서는 ‘내부의 적’을 규정하는 점에서 드러나듯 유럽식 민족주의로의 전환이 나타날 뿐 아니라, 반식민 투쟁 시기에 형성된 국가 개념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전도 속에서 국가는 국민 위에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며, 국민의 역할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국민의 권리는 축소되고 의무는 강조되며, 무엇보다 ‘지도자’가 ‘국가’의 구현체로 여겨진다. 그 결과 이중적 신격화가 발생한다. 국민과 구분된 ‘국가’가 신격화되고, 이는 다시 ‘지도자’의 신격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곧바로 반국가적 행위로 간주한다.
국가 개념의 이러한 전도는 원래 국민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관계가 뒤바뀌어, 오히려 국민이 ‘지도자’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관계로 변한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더 나아가 아이러니하게도 ‘지도자’가 자신이 대표할 ‘국민’을 선택하는 상황까지 나타난다.
이러한 전도 경향은 여러 사례에서 확인된다. 우타르프라데시 주 총리 요기 아디티야나트(Yogi Adityanath)는 인도 군대를 ‘모디지(Modiji)의 군대’라고 언급하며 ‘지도자’가 ‘국가’를 사유화하려는 시도를 드러냈다. 동시에 시민의 권리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이 이루어졌다. 과거 UPA-I 정부 시기에는 산림권법, 정보공개법, 마하트마 간디 국가농촌고용보장법(MGNREGA) 등 국민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법들이 제정됐지만, 현재 이 법들은 무력화되고 있다.
산림권법은 명목상 유지되지만 2023년 산림(보전) 개정법으로 사실상 무력화되어, 그람 사바 승인 없이도 인프라 개발을 위해 산림을 전용할 수 있게 됐다. 정보공개법은 2019년과 2023년 개정으로 정보 요청 거부가 확대됐다. 농촌고용보장제는 사실상 폐지됐으며, 충분한 논의 없이 음성투표로 변경됐다.
국민의 권리가 축소되는 동시에 총리 이름이 붙은 각종 선별적 복지 정책이 확대되면서, 시민이 권리로서 받아야 할 혜택이 ‘지도자’의 시혜로 전환됐다. 권리 축소와 함께 ‘의무’ 강조가 강화됐고, 수도의 주요 도로조차 ‘카르타비야 패스(Kartavya Path, 의무의 길)’로 이름이 바뀌었다.
가장 기이한 사례는 선거인 명부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다. 과거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은 총리, 야당 지도자, 대법원장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대법원장을 대신해 총리가 지명한 장관이 포함되어 총리가 사실상 위원회를 통제한다. 이 위원회는 ‘부적격 유권자 제거’를 명분으로 과도한 서류 요구를 통해 수백만 명의 유권자를 명부에서 삭제했다.
그 결과 정부가 국민을 선택하는 상황이 나타났으며, 이는 국가 개념 전도의 전형적 사례다. 이는 브레히트의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면 국민을 해산하고 새로 뽑는 게 어떠냐”는 풍자를 현실로 구현한 것이다.
한편, 신파시즘은 현재 국제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는 이란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오르반은 헝가리 선거에서 패배했으며, 네타냐후도 국내 지지를 잃고 있고, 모디 역시 헌법 개정을 위한 의회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신파시즘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신파시즘은 신자유주의 위기라는 특정한 조건에서 등장했으며, 이 조건이 극복되지 않는 한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선거에서의 패배는 민주주의 회복과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출처] Neo-Fascism and the Concept of the Nation | Peoples Democracy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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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바트 파트나익(Prabhat Patnaik)은 인도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정치 평론가다. 그는 1974년부터 2010년 은퇴할 때까지 뉴델리의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 연구 및 계획 센터에 몸담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