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일한 첫 3주 동안의 모습을 보면, 정부효율성부 패거리(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gang)는 정부 효율성과는 거리가 멀고 차라리 "BOZOs", 즉 "동물원에서 풀려난 바보들"(통제되지 않은 채 제멋대로 날뛰는 미성숙한 사람들)로 묘사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그들이 한 일 중 어떤 것도 명백하게 효율성을 증진하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행동은 혼란과 부패를 조장하는 데 집중된 것처럼 보인다.
출처 : 일론머스크의 X
처음부터 살펴보면, 트럼프는 새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17명의 감찰 총감을 해임했다. 이 해임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법률 위반이다. 또한, 트럼프가 해임할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실제로 자기 일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DOGE 패거리’가 진정으로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 감찰 총감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쌓아온 수년 혹은 수십 년의 경험에서 배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부패와 비효율성의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은 전혀 희망적이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일론 머스크와 ‘DOGE 패거리’은 정부 회계감사국(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에 대해 들어본 적조차 없는 듯하다. 이 기관은 100년 넘게 비효율성과 사기를 추적하며 정부가 수천억 달러를 절감하는 데 기여해 왔다. 설령 GAO와 해임된 감찰 총감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고 믿더라도, 정부 효율성을 높이고 부패를 척결하는 데 관심이 있는 집단이라면 적어도 이런 책임을 맡은 사람들과 대화를 시도할 법도 하다.
만약 이들이 몇 분 만이라도 그런 대화를 나눴다면, 트럼프 행정부 첫 주부터 자신을 바보처럼 보이게 만든 실수 중 일부를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감찰 총감이나 GAO 관계자 중 누군가는 정부의 지급 시스템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었을 것이며, 그랬다면 일론 머스크가 정부가 승인된 지급을 항상 이행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정부의 지급 시스템이 승인된 지급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은행의 이체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 특정인이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라고 판단해 임의로 집주인에게 보낼 당신의 수표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라. 물론, 이런 경우 은행이 지급을 차단할 수 있는 절차가 존재하지만, 지급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이 그런 결정을 내릴 권한을 가져서는 안 된다.
연방 정부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급이 승인되면 지급이 이루어진다. 일론과 ‘DOGE 패거리’는 시스템을 망가뜨리기 전에 몇 분만 시간을 내어 이 시스템을 이해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면 이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또한, 만약 머스크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면, 무작위 표본 조사를 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몇천 건의 지급 명령을 살펴보며 그것들이 실제로 처리되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DOGE 패거리’의 "초고도 IQ" 소년들 중 한 명쯤은 무작위 표본 추출의 개념을 머스크에게 설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몇천 건의 사례에서 모든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면, 모든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만약 머스크와 그의 패거리가 이런 과정을 거쳤다면, 그가 연방 지급 시스템을 침해해 수억 명의 납세, 은행, 사회보장, 의료 기록에 접근하는 일을 벌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단순 열람 권한만 있는지, 아니면 기록과 코드를 수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고군분투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만약 이 모든 것이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범용 지급 시스템으로 변신시키려는 계획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런 개인정보들은 상당히 가치 있는 자산일 것이다. 그렇다면, 머스크와 ‘DOGE 패거리’의 행동이 단순한 어리석은 실수만은 아닐 수도 있다.
만약 머스크와 ‘DOGE 패거리’가 약간만 조사를 했더라면, 그들이 사기와 부패의 온상이라고 단정한 모든 미국국제개발처(USAID) 프로그램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기관의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할 필요조차 없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USAID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다. 고등학생 인턴이라도 몇 시간 안에 해당 프로그램 목록을 정리해 머스크에게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머스크가 USAID가 하는 일을 몇 분 만이라도 살펴봤다면, 불법적으로 이 기관을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결국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필수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 특히 PREPAR 프로그램(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글로벌 에이즈(HIV/AIDS) 대응 프로그램)을 폐쇄하면서 바보처럼 보이는 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방 예산의 0.1%에 불과한 비용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수천만 명을 에이즈로부터 구한 핵심 사업이었다.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내린 결정으로 인해 수억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식량이 아무런 이유 없이 폐기되었으며, 이는 현재 해임된 USAID 감찰 총감이 보고한 내용이다. 이는 대다수 사람이 생각하는 "효율성"의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흥미롭게도, 머스크와 트럼프가 "대규모 사기와 부패"가 존재한다고 반복해서 주장했음에도 그들은 실제로 단 한 건도 입증하지 못했다. 그들이 싫어하는 많은 프로그램을 지목하며 자금 지원을 중단하라고 의회에 요청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사기와는 별개의 문제다.
머스크는 사회보장 수령자 중 150세가 넘은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작다. 사회보장국은 수혜자들의 명단을 정기적으로 검토하며, 사망이 보고되지 않은 사람들을 대부분 찾아내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실제로 이 사람의 이름을 공개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지만, 확률상 이 역시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
머스크는 또한 바이든 행정부에서 USAID 관리자인 사만다 파워스(Samantha Powers)가 기관의 자금을 횡령하고 있다고 암시하려 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그녀의 순자산이 2,100만 달러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두 가지 명백한 문제가 있다. 사만다 파워스는 하버드 대학교의 저명한 교수와 결혼했으며, 그의 자산도 함께 포함된 수치다. 머스크도 알다시피, 사람들은 급여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이 상황을 고려하면, 사만다 파워스는 머스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결국, 머스크와 DOGE 패거리가 벌인 "정부 공격" 연극은 정부 효율성을 높이고 부패를 척결하는 것과는 거의 관련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머스크가 개인적으로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예를 들면, 수억 명의 납세 및 은행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과, 자신의 사업을 조사하던 감찰 총감들을 해고하는 일 등이 그렇다.
정부에 의해 직접 고용되지 않거나 정부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지 않는 우리 대부분은 이번 사태를 통해 더 효율적인 정부를 얻게 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일론 머스크의 순자산은 DOGE와의 작업 덕분에 상당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출처] Are the DOGE Gang Really BOZOs?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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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