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뿌려진 별 같은 꽃이 있다. 그래서 이름도 \'별꽃\'이다. 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풀 가운데 개별꽃은 산에 가야 볼 수 있는 야생화에 속한다.
아파트 둘레 화단 목련이나 수수꽃다리, 청단풍, 꽃사과 따위 나무 밑을 비비추가 다 차지해 버렸다. 며칠째 계속 쏟아져 내리는 장맛비에 나뭇잎들은 흠뻑 젖어 늘어져도 비비추는 빗물 무게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속속이풀 꽃대에 쪼르르 열매가 달리고 있다. 열매를 보니까 속속이풀이랑 개갓냉이가 확실히 구별된다. 지난 봄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속속이풀이라고 가르친 것들이 다 개갓냉이였다.
\'느티나무 방과후\' 아이들을 데리고 잠자리 잡으러 숲 가까이로 갔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서인지 잠자리가 많지 않다. 숲에는 더위를 피해 날아온 좀잠자리들이 더러 있었지만 아이들이 잡을 만큼 많지는 않았다.
전날 내렸던 빗물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수수꽃다리 꽃잎이 한꺼번에 다 떨어져 버렸다. 그 옆 산철쭉 꽃잎도 뚝뚝 떨어져 시들어가고 있다.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떨어진 꽃잎을 주워 책갈피에다 끼우다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쑥은 이름처럼 쑥쑥 자란다. 쥐불을 놓아 검게 그을린 논이나 밭둑은 어느 사이 쑥 빛으로 바뀌어 버리고 만다. 쑥 새싹은 옆으로 뻗어나가는 땅속줄기 군데군데서 자라나온다.
이미 오래 전 콘크리트로 포장된 옆 골목길 구석구석엔 고들빼기가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있다. 쓰레기봉투 옆에서 너무나 싱싱하게 꽃을 피웠다. 담장 위 틈에서도 여럿 자라 올라 꽃을 피웠다. 콘크리트 작은 틈에 어찌 그 큼직한 뿌리를 내렸을까?
벼룩나물이 코딱지 만한 잎을 닥지닥지 달고 줄기를 뻗으며 논둑을 뒤덮고 있다. 작은 잎이 마주 달린 줄기 끝에서 언제부턴가 조그만 꽃들이 다닥다닥 피고 있다.
긴병꽃풀은 숲 가장자리에 넓게 무리 지어 자란다. 산자락과 주택가가 만나는 이런 곳은 부서진 가구, 망가진 가전제품 따위가 마구 버려져 쓰레기장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이런 곳에서도 긴병꽃풀은 자기 자리를 넓혀가며 자라고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절실하게 느끼는 게 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다 못난 구석이 있으면 잘난 데가 있게 마련이고, 게다가 잘나고 못나고도 보기 나름이라 못났다는 게 다르게 보면 잘난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잘나고 못난 게 아니라 다양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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