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근의 들꽃이야기] 아까시나무
숲은 또 한 차례 흰 꽃 사태로 덮일 것이다. 5월 숲에서는 팥배나무, 노린재나무, 때죽나무, 찔레와 산딸기 그리고 아까시나무 따위 흰 꽃들이 줄줄이 피어날 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아까시나무 흰 꽃 사태는 그야말로 봄의 절정이다. 아까시나무 하면 한 번쯤 꽃을 훑어서 먹고 잎을 따며 놀았던 경험이 모두들 있을 게다. 아마 어린 시절 추억 속에 등장하는 가장 친근한 나무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편 아까시나무는 끊임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많은 오해를 받아온 나무이기도 하다. 아까시나무는 이름조차 제대로 불려지지 못하고 있다. ‘아까시나무’는 잘 몰라도 ‘아카시아’라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카시아는 아프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자라는 다른 나무 이름이다. 아까시나무와 같은 콩과식물에 속하지만 속(屬)이 서로 다른 나무이다. 아까시나무 학명이 ‘수도-아카시아(Pseudo-acacia)’인데 이 뜻은 ‘가짜아카시아’란 뜻이다. 아마도 아카시아처럼 가시가 있고 또 작은 잎이 여러 장 모여서 달리는 게 닮아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 같다. 그런데 가짜 아카시아가 이 땅에 건너와서 그냥 진짜 아카시아로 불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까시나무는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한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나무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