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스물 넷의 목숨, 사만 명의 목숨
스물 넷의 목숨, 사만 명의 목숨 오늘 하루만 해도 스물 넷이 죽었다고 한다. 팔루자 최소 넷, 아마라 최소 열 둘, 나자프 최소 여덟. 이렇게 수를 헤아리면서 점점 나도 목숨이 죽어 가는 것을 숫자로 읽고, 숫자로 기억하려 한다. 오늘 하루 죽은 스물 네 명의 사람들 또한 모두 사랑하는 식구가 있겠지, 그이가 만약 아버지라면 굵은 수염을 부비며 사랑했을 아기가 있겠지, 그이가 만약 사춘기를 지나가는 소년이라면 풋사랑에 빠져드는 여자친구가 있었는지도 모르지. 내일이 돌아오면 고백을 해야지 하며 마음으로 수줍은 용기를 키우고 있었을지도 몰라. 그이가 만약 가축을 치는 농사꾼이었다면 새끼를 밴 양을 보면서, 달걀을 품는 닭을 보면서 앞날에 대한 꿈을 꾸었는지도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어미 양을 들여다보면서, 닭 모이를 주러 나가면서……. 그런 사람들, 우리와 똑같이 꿈이 있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그이들이 하룻밤 사이에 또 스물 넷이 죽었다. 당장 끝내야만 하는 이 전쟁, 하루라도 앞당겨 끝내면 그와 같은 목숨을 최소한 스물은 더 살릴 수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최소 하루에 스물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국제
박기범[동화작가]
2004.08.26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