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KPS가 태안화력에서 목숨을 잃은 고 김충현 노동자의 동료 하청 노동자들에게에게 일방적으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중대재해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겪고 현재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을 받고 있는 중이다. 고인의 동료들은 고용노동부가 한전KPS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하며 노동부 서산출장소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이하 '대책위')가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 한국파워오엔앰과 각 회사 관계자를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발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업무상 과실치사를 저질렀다는 혐의다.
한전KPS가 공식적인 작업 절차를 무시하고, 고인에게 구두나 카카오톡을 통한 직접 지시를 반복해온 증거가 다수 발견됐다. 한국서부발전의 1차 하청이자, 고인이 소속된 2차 하청업체 한국파워O&M의 원청인 한전KPS에, 사망사고 당시 작업을 비롯한 고인의 업무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작업지휘 책임'이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충현 노동자 사망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사고 당시 고인이 작업 중이던 공작기계의 위험성이 지적된 가운데, 해당 기계를 포함해 고인이 일하던 공작실 설비 전반에 대한 위험방지 조치를 '지시'할 권한 등 '실질적 지배·관리' 권한이 원청 한국서부발전에 있음이 드러났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하청 노동자 고 김충현 씨의 휴대전화에서 고인이 작업 결과를 원청인 한전KPS 관리자에게 보고한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진이 발견됐다. 고인이 "작업 오더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항을 임의로" 수행하다가 사망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한전KPS의 주장을 뒤집을 수 있는 자료다.
고 김충현 노동자의 죽음 이후 열흘이 넘도록, 이재명 대통령실의 구체적 대책은 깜깜무소식이다. 정부의 실효적 대안 마련을 위한 첫 단추로 대책위가 요구한 대통령실과의 논의 테이블 구성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김용균과 김충현의 죽음에 대해 원청이 내놓은 답변은 지독하게 닮아 있다. 하청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회피하고, 홀로 위험한 일을 지탱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 개인을 탓하는 것이다. 한전KPS는 고인이 사고 당시 하던 작업은 자신들이 지시한 일이 아닌 '임의 작업'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원청이 '작업의뢰서' 등 정식 의뢰 절차를 지키지 않고 고인에게 구두 통보 등으로 업무 범위 밖의 작업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드러났다.
2018년 12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목숨을 잃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지난 6월 2일 또 다른 하청 노동자 김충현 씨가 기계에 몸이 빨려 들어가 숨을 거뒀다. 고 김용균 노동자가 세상을 떠난지 6년 반 만에 거듭된 비극은 우연이 아니었다.
2인 1조 작업 원칙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고 김충현 노동자는 홀로 일하고 있었다. 비상정지 장치나 발판 브레이크가 있었지만, 이를 멈춰줄 이는 고인의 곁에 없었다. "끼이익", 고인의 죽음을 알린 것은 사람의 소리가 아닌 외로운 기계음이었다.
2일 오후 2시 35분경,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에서 일하던 또 한 명의 하청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태안발전본부는 지난 2018년 12월 10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작업 중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목숨을 잃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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