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풀 뜯어오는 할머니
돈 받으로 가는 사람
결혼 사랑 [편집자주] 이윤엽 님은 2010년 4월3일 평택에서 이윤정 님과 예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술 사먹는 것도 아니고 어디 밖으로 심하게 놀러 댕기는것도 아니고 뭐 쫌 요기조기 다니며 사는데 하는 것 없이 먹는 것도 없이 뭔놈의 돈이 이렇게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모두들 대단하다. 이렇게 끝도없이 버티고 사니 말이다.
참사가 난 지 한 달 조금 지났다. 민미협 선배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현장을 찾고 있다. 무슨 작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할 일이 있어서도 아니다. 아픔 때문이다.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서로의 아픔 말이다. 그림쟁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림이나 그리는 것. 근처의 나뒹구는 합판 쪼가리나 침대 매트리스나 천을 주워다 이런저런 그림들을 그렸는데 하나같이 볼품은 없었다. 많은 작가가 참여한 대형 걸개그림을 없는 돈에 부른 사다리차로 어렵게 설치했지만 단 하루 만에 철거를 당했고 없는 돈에 재료를 사고 뺑이치고 진행한 또 다른 걸개그림도 하루 만에 뜯겨져 버렸다. 지들 맘이다. 별일 없으면 냅두고 웃대가리에서 연락 오면 뜯어버리고 그러는 것 같다. 그저 돌아가신 분들의 얼굴을 그려놓는 것뿐이었는데 말이다. 개무시 당하고 있다는 느낌. 현장은 조용하다. 유족 한 분당 한 대꼴로 전경차가 도로가에 주욱 늘어서 있고 밤 추위에 땔 장작을 어느 남자 분이 패는 것과 점심과 저녁을 먹을 그릇과 물을 옮겨 나르고 댓개의 향이 늘 타들어가고만 있을 뿐. 없어진 파란 망루 안에서 타 돌아가신 분들의 그날 울부짖음은
해마다 마지막 콩을 심으신다.
라면이 오십원이고 일당이 이천오백원일때 아버지는 일을 안가시고 맨날 집에 계셨다. 그때는 몰랐다. 커서 인력사무실 일없고 훤 해졌을때 돌아오는 멍청한 길 그 환한 햇볕이 싫었다 지금 일당이 칠만원이고 칠만원으로 라면 몇 개를 살 수 있는지 알아도 라면값이 오십원일때 왜 아버지가 일을 안가시고 집에 계시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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