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통과로 농민들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24일 장병수 한국농민연대 정책위원장은 KBS라디오<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전화 연결에서 “한미FTA 통과로 농민들은 칼바람 속에 내몰리고 있다”며 비준 처리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장병수 위원장은 “일부 기관에서는 피해규모가 평균적으로 약 8천 4백억 정도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미FTA 비준으로 농업분야의 피해를 예상해왔다. 2017년까지 농축수산업에 22조원 이상을 피해보완대책으로 쓰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대해 장병수 위원장은 “미국과 같은 거대 자본에 의해 움직이는 생산국, 농업 소국인 나라와 조건 없는 경쟁을 하라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있을 수 없다”며 정부의 예산 투자 조치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 피해 보존은 한-칠레FTA를 통해 제도가 도입됐지만, 장기적인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장은 “정부가 마련하고 있다는 대책은 국가의 농업을 위해 꾸준히 지속해야할 정책”이라고 언급하며 “식량자급률이 26%인 우리농업이 무역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 뿐 아니라 축산업도 큰 피해라고 지적했다. 한미FTA 조약에 따르면 소고기는 15년, 돼지고기는 10년 내에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미국 냉동 돼지고기의 경우 2016년부터 관세를 완전 철폐한다.
정부가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수출농업 강화에 대해 장 위원장은 “우리나라 농업 구조상 중소가족농 형태가 지배적인데 수출 농업은 1% 농민들을 위한 정책이다. 중소가족농 협약체 육성으로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정책으로 가야한다”며 농업에 대한 철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22일 FTA비준안 처리 이후 농민들이 전국 한나라당사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등 농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