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새로 만들어진 노조들>
조종사에서 만화가까지 새 깃발 2백여개
생존권 확보·고용불안 해소 위해…직종 고용형태 다양
IMF를 거치며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조가 들어섰다. 올해도 규모를 불문하고 2백 곳이 넘는 노조가 설립됐다. 노동3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던 노동자들이 일터와 생존권 확보를 위한 조직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공공연맹(위원장 김연환)에는 30여 ‘공공사회서비스’ 사업장에서 노조를 결성해 가입했다. 대표적인 보기가 비행기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노조다. 또 과천, 구리, 의정부시 환경미화원노조가 만들어졌으며, 하수도·공원녹지·도로 관리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서울지역상용직노조를 만들었다. 울산, 둔산 등 자동차운전전문학원노조가 대거 등장했으며, 그 밖에도 교향악, 국악, 합창, 무용, 극, 오페라 등 전속 예술단원들이 만든 세종문화회관노조가 눈에 띤다.
지난 12월17일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으로 통합한 옛 전일노련 역시 1년 사이 새식구가 많이 늘었다. 올해만도 기중기노조와 안동, 천안 등 8개지역 건설일용노조가 설립됐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에 올해 새로 만들어 가입한 노조는 35개에 달한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노조는 조합원 4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1백명을 거뜬히 넘겼다. 두올산업과 두올물산, (주)보광 역시 극심한 탄압을 뚫고 노조를 결성했다. 한라사내하청노조는 제조업 비정규직을 조직했다는 점에서 설립당시부터 주목받고 있으며,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도 하청노조가 결성돼 12월21일 연맹에 가입했다.
민주관광연맹(위원장 조철)은 한성, 유성, 대둔산 등 6개 골프장노조가 생겼으며, 상업연맹(위원장 김형근) 역시 도미노피자, 인천빙과류판매, 청과 등 5개 노조가 새로 떴다.
영양버스 등 2개의 시내버스와 수성교통 등 7개의 마을버스 노동자들이 새로 민주버스노조(위원장 이정훈)에 가입했다. 광양의 4개 택시사업장이 지역노조를 만들었으며, 충주 보성택시 등 10여개 노조가 민주택시연맹(위원장 강승규)에 가입했다. 화물노련(위원장 김행기)에는 부산에 있는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과 우암터미널 부두노동자들이 12월17일 운송하역노조로 가입해 해상까지 민주노총이 포괄하게 됐다.
화학연맹(위원장 오길성)은 레고코리아(장난감), 호진지리산보천(생수), 노바티스아그로코리아(농약) 등 5개 노조가 새로 만들어졌는데, 진로쿠어스맥주는 지난 7월 노조가 설립돼 파업까지 벌여 고용안정협정을 맺는 성과를 남겼다. 민주섬유연맹(위원장 황영호) 역시 성진물산 등 5개가 새로 설립됐으며, 구미 대하합섬노조는 유령노조에 맞서 50여일에 걸친 노조사수투쟁을 벌인 바 있다.
사무금융노련 역시 30개가 넘는 노조가 새로 만들어졌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대구, 성남, 용인 등의 지역노조는 영세·비정규 사무전문직노동자 조직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언론노련(위원장 최문순) 소속으로는 스포츠조선, 인천방송, 불교TV, 전주방송 등 신규노조가 11개에 달한다. 재능교사노조를 비롯 동아방송대, 성공회신학대 등 5개 대학 노동자들이 새로 대학노조에 가입했고, 대전적십자혈액원, 대전보훈, 울산, 원진녹색병원 등 8개 병원의 노동자들은 보건의료노조에 가입했다. 시설노련(위원장 봉찬영)에는 아파트단지의 경비·시설노동자를 비롯해 8개 사업장에서 노조를 만들어 가입했다.
그밖에 만화작가 등이 만든 전국애니매이션노조가 민주노총 서울본부(본부장 이수희)로 가입하는 등 지역본부로 직가입한 노조도 상당수 있다.
심동진 민주노총 조직부장은 이와 관련해 “올해는 여러 직종·고용형태별 노조와 고용이 불안하거나 영세한 사업장 노조가 많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이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악화나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어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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