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주요현안>

삼특·공무원단결권·이상관·구속수배자…

그렇게 싸웠건만…”해결되지 않는 한 20세기는 계속된다”

정기국회가 끝나고 임시국회가 열렸으나 ‘정형근 방탄국회’라는 점에 이의가 없다. 민주노총의 10대 개혁입법 요구 가운데 정치개혁법, 의문사진상규명과명예회복보상법, 통합방송법, 통합의료보험법, 교육관계법이 일부 재·개정되긴 했으나 알맹이가 빠진 채 통과된 게 대부분이고, 노동자들의 주요한 입법요구는 대개 상임위 상정은커녕 검토조차 되지 않고 있어 다음해 과제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지난 96년 12월16일 매각발표 이후 3년 동안 고용승계투쟁을 벌여온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의 복직은 결국 햇수로 4년째인 2000년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올 1월22일 고법에서 전원복직 판결을 받은 뒤 곧 열릴 대법원 재판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은 지난 10월5일부터 통산 8번째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이 지금은 여의도 농성장 옆 모닥불을 지키고 있지만, 2000년에는 일터에서 따뜻한 봄을 맞아야 한다.

민주노총은 합법화시대를 맞이했지만 공무원에게는 아직도 단결권이 없다.

특히 지난 6월19일 서울시내 각 구청 소속 기능직·고용직공무원들이 지난 6월19일 서울지역지방자치단체노조를 결성한 뒤 9월12일 부산까지 조직을 확대해 1천여명 규모로 전국지방자치단체노조(자치노조)를 결성했으나 아직까지 법외단체다. 노동부와 서울시 등은 지난 10월26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친 자치노조의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반려사유는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를 정한 각 자치단체의 조례가 없다’는 것이다. 지방공무원법에는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노동운동을 할 수 있고’,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는 조례로 정한다’고 돼 있다. 노조는 현재 부작위 위법확인소송과 설립신고 반려처분취소 청구소송을 내 계류중이다. 우리나라는 공무원단결권이 제약돼 있다는 점 때문에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새천년에도 정부가 그런 비난에 눈과 귀를 닫아버릴 지 지켜볼 일이다.

또 산재를 당해 입원치료를 받다 강제로 퇴원조치를 당한 이상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반년이 지났다. 유족과 산재추방 관련단체들은 공대위를 구성해 산재보상 관련 제도개선 등을 요구하며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넉 달, 여의도에서 2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공대위는 12월23일까지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4일부터 참여조직 대표들이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키로 했다. 공단쪽이 전향적으로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고 이 문제를 새천년으로 넘긴다는 것은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거나 진배없다.

한편 정부는 새천년을 맞아 밀레니엄 대사면을 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진정한 밀레니엄 사면이 되려면 당연히 노동자들에 대한 석방, 수배해제, 사면복권이 최우선돼야 한다. 현재 이승필 금속산업연맹 경남본부장, 김광식 현대자동차노조 전 위원장, 권성원 한라중공업 노조위원장, 김호근 한라중공업사내하청노조 위원장, 장성환 전해투 의장 등 15명이 구속중이며 임성규 서울지하철노조 전 사무국장이 수배상태다. 해고노동자 복직은 새천년 민주노총이 끈질기게 싸워야 할 과제다.

이같은 과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노동현실은 20세기를 벗어날 수 없을뿐더러 19세기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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