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노동자’를 짓밟는 노동부의 부패구조
나는 지난해 말 이른바 ‘정리해고’를 통보 받은 노조위원장이다. 회사 무노조정책의 희생양으로 해고됐다. 해고 뒤 지난 2개월의 시간은 나에게 정말 시련의 연속이었다. 이제 돌이 막 지난 딸아이 맑은 얼굴을 보며 긴 한숨에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새천년 나의 새출발은 진실을 찾고자하는 노력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노조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른바 ‘직장왕따’를 당해왔다. 가까이 지내던 비조합원 동료들과의 대화단절로 시작되는 왕따는 ‘노조원과는 밥도 같이 먹지 말라’는 인사담당이사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동료의 고백을 통해 회사가 사주했음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승진과 급여차별에서 시작해 3번에 걸친 사표제출과 계열사 전직 종용으로 이어졌다. 나는 2주마다 신경정신과를 찾아가야 한다. 의사는 ‘우울증’이라 한다. 흔히 ‘화병’이라 불리는 정신적인 고통이 그 원인이라 한다.
이 비열한 차별의 고리를 끊고자 나는 나와 똑같이 1년8개월만에 3번의 해고를 당한 동료와 함께 노동부를 찾아가 상담하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게 됐다. 그 뒤 한 달만에 우리는 정리해고를 통보 받았고, 이윽고 두 달의 조사기한을 꽉 채워서 서울지방노동청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의 결론은 ‘무혐의’였다. 그리고 지난해 12월29일 검찰에서는 ‘혐의 없음’이란 불기소 통보장이 날아왔다.
이러한 사건진행과정에서 나는 <한겨레>에 실린 회사의 노동부 상납명세서를 입수하게 되었다. 96년부터 시작된 상납은 98년까지의 5번에 걸쳐 서울청의 근로감독관 및 간부에게 이루어졌던 것이다. 적어도 98년 당시 우리 사업장의 분규가 심각하던 시점에 담당근로감독관이 상납을 받은 것은 이해도 용서도 되지 않는다. 이것은 명백히 뇌물에 해당된다는 변호사의 판단을 토대로 말이다. 백 번을 양보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약자인 노동자를 사용자의 부당한 행위로부터 보호해야할 위치에 있는 근로감독관의 자세는 결코 아니었다.
김대중정부는 어려움에 처한 80%의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시는 환란의 고통을 겪지 않도록 말뿐인 개혁을 청산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리고 재벌을 개혁하고,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또한 주40시간제를 채택함으로써 고용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부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의 몸부림을 국민은 보고싶어 한다. 노동자 서민을 위한, 그리고 그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나의 새로운 출발에 노동운동을 한다라는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저 작고 소중한 양심을 지키고자 애쓰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바르고 진실하게 살며 나를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든든한 기둥이 되자는 나의 작은 희망이 지켜지기를 소원한다.
장유신/(주)새한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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