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대동제, ‘불심검문 퍼포먼스’
올들어 대학가 불심검문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불심검문 및
경찰폭력의 불법성을 알리고 대학생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가
이화여대 대동제를 맞아 벌어지고 있다. 이대 인권모임 「소중한 사
람들」이 마련한 ‘불심검문 퍼포먼스’.이대 교정을 따라 걷다보면 난
데없이 두 명의 여대생이 등장해 길을 가로막는다. “신분증 좀 보여
주세요” 지나가던 학생들은 별다른 이의제기없이 신분증을 꺼내준다.
간혹 이유를 묻는 학생들도 있지만, “한총련 출범식과 관련해서 그런
다”는 말에 순순히 자신을 드러내고 만다. 그러나, 이의없이 신분증을
꺼내준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범한 죄’의 댓가를 받아야 했다. 이들이
범한 죄는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지 못한 죄’. ‘검문소’로 ‘끌려
간’ 학생들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의 불심검문 조항과 기타 인권과 관련
한 교육을 받아야 했다. 커다란 대자보에 적힌 ‘불심검문시 대응원칙’
을 읽어내려가고 「소중한 사람들」이 만든 인권수첩을 받아든 후에
야 학생들은 ‘자신이 범한 죄’의 댓가를 다하는 것이다.
「소중한 사람들」의 회원 김미현(과학교육 2년) 씨는 “대학생의 인
권과 관련해 가장 예민한 문제가 불심검문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
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생들은 자기권리에 대해 일반
인들보다도 소극적이고 불감증에 걸려 있다”며 “피해입는 것이 두려
워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모습을 깨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라고 말
했다.
30일로 예정된 한총련 출범식을 봉쇄하기 위해 경찰은 또다시 대학가
불심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소중한 사람들」의 바램대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줄 아는 학생이 얼
마나 있을지, 또 얼마나 많은 대학생들이 또한번 고개숙인 젊은이로
돌아갈지 궁금하다.
1997년 5월 29일(목) 인권하루소식 제8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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