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이터 켜지 않았다”
경찰, 동향파악이 우선
지난 17일 밤 평택시청(시장 김선기)측의 포장마차 강제철거 과정에서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치료중인 양승진(43·평
택노점상연합회 부회장) 씨는 20일 현재 뇌사상태에 빠져 소생이 불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모(43·평택노점상연합회 감사) 씨에 따르면 18일 아침 7시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등 상태가 악화돼 목에 산소호흡기를 꽂았으며, 이미
병원측은 ‘가망이 없다’고 알려왔다.
또한 당시 불을 끄다가 화상을 입은 양 씨의 부인 강광자 씨는 다리
에 2도 화상을 입고 입원치료중인데, 슬하에는 딸(중 1)과 아들(7)이
있으며, 아들의 분신소식을 전해들은 칠순 노모는 충격을 받아 쓰러졌
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고발생 4일이 지나도록 평택경찰서 정보과는 분신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작업에는 나서지 않은 채 병원에 상주하며 동
향파악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변사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주변서 시청직원들 담배피웠다
평택새물결청년회· 평택노점상연합회·평택민주실천시민모임·전국
연합 평택지부 등 평택지역 민주단체들이 자체조사한 바에 따르면 작
년 6월 평택시에서는 먹거리 장터를 조성해 노점 포장마차를 이주시
켰다. 그러나 터미널에서 성환방면으로 가는 길에 있는 먹거리 장터는
영업장소로는 부적절해 장사가 되지 않았다. 일부 노점상들은 생계해
결을 위해 시청을 찾아가 대책마련을 호소했지만 오히려 노점상들을
협박할 뿐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이들은 다시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
었고 시의 단속을 피해 날마다 전쟁을 치뤄야만 했다.
강제철거 중단, 노점상 생존대책마련
이 연속선상에서 17일 시청직원들은 포장마차를 강제철거했고, 이날
밤 8시 40분경 노점상연합회 회원들이 버려진 포장마차를 다시 갖고
와 비전우체국 옆 공터에서 집기류를 내리려 하자, 1백여 명의 시청직
원이 강제철거를 하기 시작했다.
김형모 씨가 위협용으로 휴대용발전기에 들어있던 휘발유를 몸에 뿌
리려고 시도하며 경고했다. 이때 옆에 있던 양승진 씨가 휘발유를 몸
에 뿌리며 노점상·서민들의 생존 대책마련과 강제철거 중단을 요구
했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양 씨의 몸에 불길이 일었고, 양
씨의 부인과 동료노점상들은 불을 끄느라 화상을 입었다. 이들 민주단
체측은 “사건발생 당시 주변에서 담배를 피고 라이타를 손에 든 시청
직원을 찍은 사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청직원들은 불길
을 보며 방관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분신소식을 듣고 18일 새벽 1시 병원을 방문한 평택지역 민주단체 대
표들은 양승진 씨로부터 “나는 라이타를 켜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고
주변목격자들도 양 씨가 라이타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고 전
했다.
이에 평택지역 민주단체들은 즉각 대책모임을 갖고 “양승진 씨 분신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과 살인적인 노점상 탄압을 지시한 김선기 평택
시장 공개사과 및 평택시측에 노점상 생존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항의전화를 겁시다
평택시청 시장실:0333) 52-3000/평택시청 건설교통국: 54-5224, 사회
과: 54-3530, 건설과: 54-7276/평택경찰서 서장실: 54-5600, 정보과:
51-5605
1997년 6월 21일(토) 인권하루소식 제 909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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