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1073부대는 사진기자 폭행부대?
“외신 기자들은 간첩보다 못한 놈들이다” 폭언까지
공희정 기자 khj@ohmynews.com
서울 경찰청 소속 1073부대(경찰기동타격대)가 지난 4월 29일 ‘노동자대회’ 후속 종로 집회과정을 취재하던 로이터통신의 이재원 기자를 비롯 몇몇 사진기자들을 폭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2시 서울역에서는 ‘세계노동절 110주년 기념 대정부 교섭 촉구 총파업 결의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 참여자들은 서울역 집회를 마친 후 명동과 종로를 거쳐 종묘공원까지 행진해 마무리집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규모 충돌이 있었고, 이를 취재하던 몇몇 사진기자들이 경찰들에게 구타를 당한 것이다.
6시 35분 경 YMCA 회관 근처 골목에서 민주노총 기관지인 ‘노동과 세계’의 신동준 기자가 1073부대 경찰들에 의해 구타를 당했다. 신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경찰들의 곤봉에 맞아 사진기 플레시와 렌즈가 파손됐다던데.
“6시 35분 경이었다. YMCA 회관 근처 골목에서 10여명의 경찰들에게 쫓기는 학생을 보았다. 나는 직감적으로 그 뒤를 쫒았다. 역시 그 학생은 벽에 몰려 구타당하고 있었다.
나는 사진기를 빼들고 사진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뒤쪽에서 경찰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경찰들은 곤봉으로 내 머리와 등, 엉덩이 등을 가격했다. 또한 들고 있던 카메라를 곤봉으로 내리쳐 플레시와 렌즈가 박살냈다.”
당신을 구타한 부대를 알고있나.
“1073부대였다. 구타를 당하면서 명패를 보고 부대를 확인했다. 직후 중대장을 찾아가 항의를 했다. 하지만 1073부대 중대장인 허묵도 경감은 ‘국가한테 물어달라고 해’라는 말 등 상식에 어긋나는 욕설을 했다.
또한 경찰들은 항의하던 나를 방패를 이용해 밖으로 몰아냈다. 이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언론의 자유로운 취재 활동을 방해한 사건이다. 경찰에 대해 사과 요청은 물론 손해배상 청구 등 강력하게 항의하겠다.”
1073부대의 사진기자 폭행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후 6시 50분 경에는 종로서적 앞에서 취재하던 로이터통신의 이재원 기자가 같은 부대 경찰들에게 폭행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재원 기자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사진기를 빼앗으려 했다는데.
“전경들이 시위대를 인도쪽으로 몰아내려는 상황이었다. 난 그 몸싸움 장면을 촬영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그때 한 전경이 내 사진기를 빼앗으려 했다. 이에 항의하자 정강이를 걷어차는 등 구타를 했다.”
시위를 진압하던 중대장이 수준 이하의 발언을 했다는데.
“그 당시 내가 촬영하던 지역을 담당했던 부대는 1073부대였다. 난 중대장인 허묵도 경감에게 항의를 했다. 하지만 그는 ‘외신 기자는 간첩보다 못한 놈들이다’라며 잘못을 시인하려 하지는 않고, ‘당신들은 불법시위나 취재하라’며 모욕적인 언사을 보였다. 황당하다. 흔히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 것은 상황이 지나치다.”
한편 그 당시 이 사건을 목격한 사진기자들은 “1073부대는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특수기동대다. 특수기동대는 경찰 중에서도 무술 유단자를 모아 훈련시킨 부대다. 그런 부대가 시위 진압에 나선 것부터가 문제 아닌가! 또한 경찰의 한 간부가 기자들이 다 보는 앞에서 ‘기자는 간첩보다 못한 놈들’ 이란 발언을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찰의 잘못된 언론관을 반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폭행을 당했던 ‘노동과 세계’의 신동준 기자는 “집회과정에서 전경들이 사진기자를 폭행하는 것은 자주 있었던 문제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사건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공론화 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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