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은 결코 ‘대안’ 아니다”
‘벤처열풍…’토론회, 노동통제 성토장으로 변해
한국사회가 ‘벤처열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벤처기업 노동자들이 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지난 5월11일 ‘벤처열풍,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마련한 토론회는 애초 벤처산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다루려 했으나 노동통제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했다.
한국 최초의 벤처기업노조로 최근 단체협약 체결에 성공한 멀티데이타시스템즈 이상호 위원장은 “실정법을 적용한다면 벤처는 법위반자일 뿐”이라며 “아이디어가 차지하는 부분은 2∼3%밖에 안되고 실제로는 60만원 안팎의 저임금과 하루 20시간에 이르는 노동집약산업”이라고 밝혔다.
종합토론에서 이용근(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씨는 “정부는 벤처가 밀집한 테헤란밸리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하며, 초과노동분에 대한 임금이 정확히 지급돼야 한다”면서 “광범위한 노동자들을 노조로 조직하는 게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영희 교수(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이윤창출 기능만을 따지면서 공공성을 띤 국책연구원들이 벤처로 몰려가고 있다”고 개탄하며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지식의 자본화만 부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손영우 다른과학 편집위원은 “좋은 벤처든 나쁜 벤처든 특별한 연구개발이 없어도 노동집약적으로 상품을 만들어 홍보만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이라고 현실을 꼬집었다.
정지범(한국과학기술청년회)씨는 “벤처가 정보통신과 컴퓨터에만 집중되면서 대학도 전산과 등 특정학부에만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학문의 고른 발전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객석의 한 참석자는 “벤처의 경우도 기존의 기업문화와 다를 바 없다”며 “진급도 거의 없고 대기업 중간 간부 출신들이 다시 중간자리를 차지하는 등 개인적 비전도 찾기 어려우며 경영권에 노동자의 개입도 가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벤처가 재벌에 반기를 든 진보적 자본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노동의 불안정성이나 과잉착취에 비춰 벤처가 이후 재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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