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책임 없다” 주장에 주민들 분노
매향리 주민대책위 사격자 폐쇄 투쟁 돌입계획
“사격장 주변 민간시설에 대한 피해가 별로 없다.”
매향리 주민피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한미합동조사단의 입장이다. 6월 1일 발표될 최종 조사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향리 주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8일 비행도중 엔진이 고장난 미 공군 전폭기가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해안에 실전용 폭탄 6발을 일시에 투하한 사고에서 비롯됐다. 이 사고로 놀란 주민들이 대피하다 7명이 다쳤으며 가옥 1백70여채의 유리창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는 피해가 일어났다.
미 제7공군 쿠니사격장이 지난 1952년 매향리에 들어선 이래 주말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1백80여 차례씩 계속되는 폭탄투하, 기총사격으로 매향리 주민들은 50년 가까이 소음공해는 물론 2∼30명의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어왔던 상황이다. 매향리 주민들은 그동안 수차례 사격장 이전을 요구했지만 국방부는 쿠니사격장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설치됐기 때문에 이전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대신 국방부는 사격장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집단주거단지를 조성해 주민들이 이주할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사격장 인근에 논과 밭을 갖고 있는 주민들은 “피해자 보고 떠나라는 거냐”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이후 매향리 주민들을 비롯한 사회단체의 항의가 빗발치자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한미합동으로 구성된 조사단에서 주민들의 피해조사를 벌였지만 워낙 미군측의 입김이 세서 정확한 피해상황과 원인이 밝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사고직후 주한미군 공보실장 로버트 색슨 대령은 “사고기 조종사가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훈련장에 폭탄을 투하한 것”이라고 말해 미군측에 책임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엔진이 고장난 전투기가 민가 등으로 떨어졌을 경우 엄청난 사고가 날 수 있었는데 조종사가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안전한 사격장에 폭탄을 투하해 큰 피해를 막았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르면 미군 임무수행 중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해당 지역의 정부배상심의위원회에 신청할 경우 미군 단독 또는 한미합동 피해조사를 거쳐 배상여부가 결정된다. 조사결과 책임이 전적으로 미군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배상비용의 75%를 미군측이, 나머지 25%를 한국측이 부담하게 돼있다.
매향리 미공군 폭격연습장 철폐투쟁 주민대책위(위원장 전만규·44)는 조사단의 조사결과 및 피해배상과 상관없이 6월부터 사격장 폐쇄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전 위원장은 “시민단체, 종교단체, 대학생들과 연대해 사격장 철책을 뜯어내고 안으로 들어가 사격장이 폐쇄될 때까지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또 전 위원장은 미군은 규정에 따랐을 뿐이라는 미군측 주장에 대해 “매향리 주민들을 인간이하로 취급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지난 50년간 짐승처럼 살아왔다”고 울분을 표했다.
(윤재설dllp21@kdlp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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