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긍정검토’ 일단 환영하지만…
노사정위 털고 구체적 실천을
김대중 대통령이 ‘주5일근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발언이 갖는 ‘무게’를 생각할 때, 오래전부터 주5일근무제 실시를 줄기차게 외쳐온 민주노총으로서는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발언은 특히 최선정 노동부장관의 ‘연내 법안 마련’ 발언에 뒤이은 것이어서 ‘전향적 해석’을 낳고 있다. 그렇다면 주5일근무제는 올해 안에 입법화된다고 봐도 좋은가.
그러나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이나 최장관 모두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정부로서는 주5일근무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연내 입법화는 어렵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노동부 관계자도 “김대통령의 발언은 기존 정부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라 말한 것으로 보도돼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노사정위에서의 합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노사정위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위원장 신흥)가 6월2일 ‘근로시간 제도개선’과 관련한 특위 차원의 합의안을 오는 9월하순까지 마련키로 했다지만 낙관할 수 없다. 재계가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주5일근무제를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시 ‘원칙’에는 동의하더라도 ‘휴일·휴가 축소’, ‘임금삭감 병행’, ‘변형근로 확대’ 따위를 들고 나올게 뻔해 최종적 합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노사정위를 싸고도는 한 연내 법제화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셈이다. 어차피 칼자루를 쥔 정부가 결단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이 “정기국회 법안제출 약속과 주5일제수업, 관공서와 공기업의 토요휴무제 실시 등 주5일근무제를 선도할 실천”을 정부에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날 주5일근무제 긍정 검토에 이어 “노동계가 불필요한 행동이나 불법·폭력 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막도록 지시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주5일근무제를 띄워 노동계를 회유하고, 총파업에 대해 엄포를 놓는 전형적인 ‘당근과 채찍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민주노총이 정부발표의 한계를 지적하며 좀더 확실한 태도를 요구한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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