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만 편히 살자고 주5일근무?

근로기준법에 명시하면 5인이상 사업장 모두에 적용돼

“아직도 일주일을 꼬박 7시까지 일하는 근로자들이 많은 세상에 토요일 오전근무도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에 너희들(민주노총)만 편히 살아보자고 주5일 근무냐…”

최근 민주노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작성자-‘만이’)이다. ‘만이’씨가 아니라도 이런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 적잖을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나 중소상공인, 자영업자 중 많은 사람이 이같은 의문에 공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민주노총은 정말 ‘자신들만 편히 살겠다’는 이기적 발상에서 주5일근무제를 요구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민주노총 요구의 핵심은 ‘법정노동시간을 현재의 주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식시간을 제하고 44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된 현행 근로기준법 제49조1항을 고치자는 것이다. 같은 법 49조2항은 ‘1일의 근로시간은 휴식시간을 제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되어 있으므로 자연히 주5일근무제가 실시된다. 근로기준법을 이렇게 바꾸고 이에 따르는 여러 문제는 ‘노동시간단축 특별법’을 만들어 해결하자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법이 이렇게 바뀌면 종업원이 다섯명 이상인 회사에서는 모두 주5일근무제를 실시해야 한다. 잘 알다시피 근로기준법은 ‘상시 5인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4인 이하에 대해서도 대통령령으로 일부를 적용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민주노총에 소속하지 않았더라도, 노조가 없더라도 주5일근무를 실시하게 돼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위의 ‘만이’씨 얘기처럼 일주일을 꼬박 7시까지 일하는 경우는 차츰 사라지게 된다.

사실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의 경우 대우캐리어, 한국오리베스트 등 일부회사가 이미 주5일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훨씬 많은 회사는 몇 년전부터 주42시간제(토요일 격주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법과 상관없이 노사합의로 이루어진 것이다. 때문에 ‘민주노총만 편히 살고자’ 했다면 주40시간제 또한 이런 방식(노사합의)을 택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총파업을 벌이면서까지 법정노동시간을 단축하려 하는 것은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뿐아니라 이 땅의 모든 봉급쟁이들이 장시간노동에서 함께 벗어나자는 취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온국민이 삶의 질을 높이자는 데 그 참뜻이 있는 것이다.

봉급쟁이들 못잖게 오랜 시간 가게문을 열어야 생활을 꾸릴 수 있는 자영업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법정노동시간 단축으로 기업체에 주5일근무가 보편화하면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건 시간문제다. 모든 사회분야가 기업체와 연관돼 있거나, 봉급쟁이들의 소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5일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다른 나라만 봐도 이 점은 분명하다. 노동시간 또한 한 사회가 얼마나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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