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투표 안거친 파업도 정당”
대법원 만도기계사건 확정판결, 절차 정당성 폭넓게 인정해 눈길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대법원 제2부(주심 이용훈 대법관)는 지난 5월26일 만도기계노조의 파업(98년5월6-12일)과 관련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노조 아산지부의 당시 지부장 김학렬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결해 원심의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관계법의 찬반투표 규정은 노조내부의 민주적 운영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정당한 객관적 사정이 있거나 조합원의 민주적 의사결정이 확보된 경우에는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특히 올해 3월11일 같은 재판부가 같은 사건에 대해 내린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은 쟁위행위는 절차에서 위법하다’는 판결(99도4838호)을 뒤집은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법원이 파업의 절차적 정당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법해석을 바꿨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정신청을 거쳤다면 ‘더 교섭해 보라’는 중노위의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았더라도 그 파업이 정당하다는 판결도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항소1부는 지난 98년5월27-28일 현대자동차써비스노조(현 현대차노조 판매본부) 충북지부가 벌인 파업과 관련해 이같이 판결, 이길호 지부장에 대한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행정지도’를 빌미로 파업에 불법낙인을 찍어온 노동부와 검찰, 경찰의 노동운동탄압에 제동을 거는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판부는 또한 지난해 10월과 11월 춘천지법(만도기계파업), 대전지법(조폐공사파업) 판결에 이어 정리해고를 반대해 벌인 파업의 정당성을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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