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자본의 공세가 몰려온다
(1) 휴일·휴가 축소
(2) 임금제도 개악
(3) 변형근로제 확대
민주노총 총파업을 거치면서 주5일근무제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자본쪽이 아직 ‘시기상조론’을 되뇌고 있긴 하지만 분명 쟁점은 ‘실시하느냐 마느냐’에서 ‘어떻게 실시 할거냐’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다. 여기서 ‘어떻게’가 문제다. 만약 ‘별 실익도 없고 되레 노동조건이 나빠지는’ 주5일근무제를 실시한다면? 당연히 아니 한만 못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5일근무제를 둘러싼 자본의 공세는 무엇이고, 어떻게 잘못됐는지 알아본다.
되레 늘려야 실노동시간 줄어
경총 등 사용자 단체들은 민주노총의 주5일 근무제 주장을 반대하면서, ‘실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휴일·휴가를 모두 쓰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또한 노동시간을 단축할 경우에는 휴일, 휴가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회 있을 때마다 월차 및 생리휴가의 폐지, 연차휴가의 축소, 국경일의 축소 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장시간 노동의 해소라는 의의를 크게 해치는 주장이다. 한국의 장시간노동을 해소하려면 법정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오히려 휴일·휴가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국경일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연 단위 휴일, 휴가일수 전체로 본다면 선진국들보다 훨씬 적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연 4-6주에 이르는 연속 유급휴가(여름휴가, 겨울휴가)를 법이나 단체협약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 주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월요일 등에 쉬는 제도가 일반화돼 있으나, 한국의 경우는 중복 휴일을 다른 날로 대체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전체 휴일수는 더욱 줄어든다.
우리나라 유급휴가의 경우 월차휴가와 10일-20일의 연차휴가가 있지만, 실제 사용일은 매우 낮다. 사용자들은 실제 사용비율이 낮은 것을 마치 노동자의 책임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반대이다. 유급휴가를 실제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연월차휴가 취득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월차휴가 개근, 연차휴가 개근 또는 9할 이상 출근), 사용자들의 압력으로 노동자들에게 휴가사용 재량권이 없는데다, 연속휴가가 없어 휴가사용의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연간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유급휴가일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즉 여름, 겨울 등의 연속 휴가제도를 도입하고,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크게 완화해 휴가 사용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 지난 93년 노동기준법 개정 때 연차유급휴가 부여조건을 완화해 1년 이상 근속자에서 6개월 이상 근속자로 단축하고, 해당기간의 8할만 출근하면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최고 20일의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는 근속기간을 10년 6개월에서 6년 6개월로 크게 줄였다.
경총이 주장하는 휴일·휴가 완전사용은 그야말로 노동자들이 애타게 바라는 바다. 그러나 휴가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 급선무이다. 휴일·휴가 수당 없이도 생활이 유지되도록 임금이 현실화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휴가를 쓰도록 유도하기 위해 서유럽처럼 연 4-6주의 연속휴가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강제적 휴일노동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연차휴가의 부여요건을 완화하고, 노동자들이 청구하는 휴가에 대해 이를 철저히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선진국에 있는 휴가제도인 안식년제, 유급교육훈련휴직제, 양육휴직제 등 장기휴가, 휴직제 등도 도입하여 법정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휴가를 통해 실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를 병행해야 한다.
주5일 근무제와 휴일휴가의 확대는 장시간 노동의 해소를 위해 함께 굴러야 할 두 수레바퀴이다.
주진우/민주노총 정책2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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