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96년말 중단된 SOFA 개정협상을 당초 지난달중 재개한 다는 방침이었으나 지난 3일 현재까지 협상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미국측 협상 개정안에 대한 검토작업과 관계부처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협상안이 확정되면 미국과 접촉, 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지난 5월말 미국이 전달한 협상안 중 이해가 안되는 모호한 부분이나 과거와 입장이 바뀐 부분에 대해 지난달 30일 미국측 관계자 를 불러 설명을 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해 협상 이 당장 시작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협상 지연은 협상대상을 형사재판관할권 문제에 국한하려는 미국의 소극적 태도와 전면 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시민단체의 주장 사이에서 정부가 어떤 협상전략을 구사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다른 나라의 주둔군 지위협정에 비교해 불평등하지 않 도록 필요한 모든 분야를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외교부는 미국이 지난 5월31일 전달한 협상안이 형사재판관할권 문제에 국한 돼 있는 것과 관련, 해결이 시급한 형사재판관할권 문제를 우선 논의해 실마리 를 찾은 뒤 협상대상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 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 형사재판관할권 문제도 해결 전망을 어 둡게 하고 있다.

[관련기사]

(경향)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이 우리측 준비부족으로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5일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우리측 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름 휴가철이 시작됨에 따라 미국측이 대표단을 구성해 협상을 개시하는 것은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동(李漢東) 총리와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의 철저하고 조속한 개정의지 천명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장관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5월말이나 늦어도 6월말까지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군 범죄피의자 신병인도 시기 등 한국측 요구사항을 미국에 전달했으며, 미국측은 이를 바탕으로 협상안을 마련해 지난 5월31일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 정부는 그동안 이 안을 바탕으로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협상안을 준비해왔으나 한달이 넘도록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미국은 국무부에만 수십명의 변호사가 있어 이 문제에 전념할 여력이 있지만 우리측은 그런 여력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협상을 시간에 쫓겨서 진행하면 오히려 우리측에 손해”라면서 “신중을 기하기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준비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미국측 주장의 수용 범위를 두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미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경미한 형사범에 대한 재판권 이양문제를 양보하는 대신, 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 시기를 검찰 기소시점으로 앞당기고 환경과 한국인 노동자 문제를 협정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시민단체에선 정부의 개정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불평등한 SOFA 개정 국민행동’의 차승렬(車承烈) 사무국장은 “협상이 늦어지는 것은 정부 부처간 견해차와 지나친 미국측 입장 고려 때문”이라며 “이는 정부의 개정의지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