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대회 유회 ‘충격’
첫 번째 안건 의결도중 정족수 모자라
“지금 이래도 되나…” 지탄여론 들끓어
지난 7월12일 열린 제18차 민주노총(임시)대의원대회가 첫 번째 안건 심의도중 성원미달로 유회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의 유회사태는 김대중 정권의 공안탄압이 갈수록 도를 더해 지도부와 산별 대표자들이 잇따라 삭발하는 등 조직내 위기의식이 높아가는 상황에서 빚어져 더욱 심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대회는 재적대의원 7백5명 중 구속·수배로 16명이 사고처리돼 정족수는 3백45명이었다. 그러나 개회가 공고된 2시까지 접수를 마친 대의원은 1백3명이었다. 3시10분, 3백26명이 접수한 상황에서 사전행사를 시작해 롯데호텔 경찰투입장면을 담은 비디오 상영, 사회보험, 호텔롯데, (주)일진, 베스콘노조 투쟁보고가 이어졌다. 오후4시30분께 개회선언 뒤 보고된 참석자는 3백82명으로 정족수보다 37명이 많았다.
그러나 사업보고에 이어 1호의안(재정위사건 관련 결정사항 승인 건)에 대한 표결을 위해 재석인원을 확인했을 때 남은 대의원은 3백12명에 그쳤다. 대회 시작 뒤에 도착한 대의원까지 모두 3백84명 가운데 72명이 빠져나간 뒤였고, 정족수에서는 33명이 모자랐다. 의장은 유회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를 비롯 호텔3사노조 투쟁을 이끌고 있는 조철 민주관광연맹 위원장은 “이제는 화조차 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조직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경주지역의 한 금속조합원은 “대의원들에게 현실감과 위기감이 전혀 없는 것”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투쟁을 전체가 함께할 수 있도록 힘과 결의를 모아야 하는데, 대의원들은 자기일로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래서야 산별노조 건설은커녕 구조조정 저지나 대정부투쟁이 제대로 될 수 있겠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이날 대의원대회가 유회된 데 대해 이수호 사무총장은 “참담함을 넘어 자괴감이 앞선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차근차근 접근해 민주노조운동의 정통성을 유지하며 대의원대회가 진정한 대의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제도와 방안을 모색해야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무엇보다 대의원과 총연맹 집행부 모두에게 좀 더 투철한 운동정신이 요구되는 때”라고 덧붙였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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