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버지는 ‘납북어부'”
사회보험노조 최우영씨의 ‘가려진 이산’ 잇기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오는 8월15일부터 상봉할 수 있게 됐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정부-여당이 비전향장기수 북한송환 등 자못 인도주의적 시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화해분위기의 뒤켠에 가리워진 ‘납북자 송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조합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사회보험노조 조합원 최우영(30)씨는 지난 87년 1월 백령도 부근에서 북한경비정에 납포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딸이다.
최우영씨를 비롯한 납북자 가족들은 지난 2월28일 첫 모임을 가진 뒤 ‘454납북자가족모임(www.comebackhome.or.kr)’을 만들어 정부, 언론사, 적십자사, 시민단체, 유엔 등을 상대로 납북자 송환을 호소하는 등 가족을 되찾는 데 발벗고 나섰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1월16일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00>에서 휴전 이후 북한이 3천7백56명을 납북해, 이 가운데 4백54명을 송환하지 않고 억류중이라고 주장했다. 납북자 가운데 어부는 3천6백62명에 이른다.
최씨 아버지도 ‘어부’였다. 동진호는 민간어선이기 때문에 당시 북한은 간단한 조사만 끝내고 2월에 선원을 송환하겠다고 밝혔으나 김만철씨 일가족이 탈북해 일본에서 한국망명을 신청하자 북한은 동진호 선원 12명과 김씨일가 11명을 맞바꾸자고 제의했고, 남한정부는 이를 거절했다. 국가정보원은 최씨 등이 현재 정치범수용소에 갖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족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최씨는 “북한에서는 비전향장기수의 송환을 하루가 멀다하고 이야기하는데 남한정부는 가족을 위해 험한 일을 한 죄밖에 없는 납북어부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납북자 송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김영제 통일국장은 “실제 납북자들이 돌아올 경우 당국에서는 국가보안법으로 체포하거나 간첩죄를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므로 당국의 이야기만으로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어 이른바 납북자 문제에 관한 진실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안 자체가 가족상봉이나 소식 공유 등의 문제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도 민주노총이 조합원 가족의 소식을 알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는 어부의 딸입니다. 아버지가 저희들을 위해 배를 타셨듯이 이제는 제가 아빠를 구하기 위한 배를 띄웁니다. 그 배는 항해를 하다가 태풍을 만나기도 하고 어쩌면 산산이 부서져 인권의 바다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저는 아빠를 위한 항해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최우영씨가 지난 어버이날 어느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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