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승부수’ 띄운 민주노총
“이 고비 못넘기면 다 잃는다”
정세 약한고리 집중타격하면 승산 충분
민주노총이 8월15일까지 집중투쟁을 벌이는 승부수를 띄운 것은 공안탄압 국면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의 타결을 이끌어 냄으로써 조합원대중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한편 그 성과를 이어 하반기에 힘있는 총력투쟁을 벌여내기 위해서다.
이 시기는 여름휴가가 끼어 있어 조합원 대중이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투쟁을 벌이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가 완강히 싸우고 있는 가운데 고속철도공단, 힐튼·스위스그랜드호텔, 새한, 서울상용직 등 싸우는 노조가 적지 않다. 지난 한 달 동안 정권에 대한 분노와 투쟁의지로 불타는 이들 노조를 한 곳에 집중하면 정세를 유리하게 반전시켜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김대중정권은 내심 7월말 8월초 여름휴가 기간을 계기로 민주노총 투쟁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거라 기대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특별사면 등 대대적인 8.15 행사를 통해 나라 전체를 축제 분위기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그럼으로써 노벨평화상 수상과 정권 재창출의 꿈을 현실화하는 한편 여론이 8.15행사에 집중되는 틈을 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민주노총 중앙위원회는 이같은 정세 판단 속에 8월15일까지 결판을 내지 못한다면 다시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잡기가 어려워지고 투쟁사업장의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 대체로 공감했다. 이는 실제 이번 집중투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하반기 투쟁까지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국노동자대회를 8월15일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권이 현장에서 계속되는 구조조정과 폭력을 동반한 노동운동 탄압을 껍데기뿐인 ‘평화’로 포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한편 정부가 추진 중인 대대적인 8.15행사에 정치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김대중정권의 정국 주도전략을 뒤흔들자는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당장 총파업을 조직할 수 없는 내부 조건과 공안탄압이 8월 정세에 묻혀버릴 수 있다는 외부 조건을 고려해 이번 투쟁을 최대한 정치쟁점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앙과 산별연맹, 지역본부를 포괄하는 지도부의 투쟁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중앙임원의 농성투쟁을 연맹, 지역본부, 단위노조 대표자까지 확대키로 했다. 그럼으로써 전국 곳곳에 거점을 마련해 조합원들의 지지방문을 최대한 조직함으로써 대중과 결합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한편 농성장을 중심으로 대국민 선전전을 병행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를 통해 8.15 전까지 최대한 당면 공안탄압 분쇄 투쟁을 전국화해 정권에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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