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만난 단병호 위원장
“공안정국 물리쳐야 하반기 넘을 수 있어”
‘경찰폭행’은 처음 당한 일…교묘한 공안탄압 바로 봐야
△8월15일까지 투쟁을 지속키로 한 배경과 의미는.
=상반기 투쟁을 벌이면서 정부의 노동정책이 하반기부터는 강경으로 치달을 거란 분석이 내부에서 제기되곤 했다. 롯데와 사회보험노조 폭력진압까진 예상치 못했지만 이를 보며 정부가 우리 예상보다 강경한 공안정국을 이끌어 나가려 한다는 판단이다. 경찰폭력은 노동쪽 뿐만 아니라 철거민, 노점상, 에바다 등에서도 자행되고 있다. 민중생존권적 요구에 대해 정부는 물리력을 동원한 탄압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잡혀있는 구조조정과 근기법개악 음모가 정부의 일방적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짙다. 경찰투입 뒤 한달 가까이 민주노총이 공안탄압 분쇄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의 오만한 태도는 바뀌지 않고 있다. 질질 끌어오던 롯데가 24일부터 교섭이 진전되고 있지만 사회보험은 전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투쟁동력을 집중시켜 밀고나가야 대충 넘어가려는 정부에 강력한 쐐기를 박을 수 있다.
△전노협 초대위원장을 맡은이래 경찰한테서 지난 7월10일같은 폭행을 당한 일이 있는가.
=처음 경험한 일이다. 경찰들에게 ‘폭력적 행위’를 경험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두 번이나 강제로 연행돼 닭장차에 실린 적은 없다. 민주노총 위원장 뿐만아니라 우리 사무총국 동지들과 산별연맹 대표자들에 대한 폭력도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지휘계통으로 움직이는 경찰집단이 특정한 명령 없이 이같은 일이 자행됐으리라고 보지 않는다.
△6월29일 새벽 롯데노조에 테러진압부대가 투입된 뒤 2주간 사실상 중앙만 투쟁할 뿐 투쟁이 확산되지 못했는데.
=전체적으로 투쟁 분위기가 초기보다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이 그렇다. 롯데노조에 대한 폭력적 진압과정이 알려지면서 조합원들과 시민들의 분노도 확대되고 있다. 아직 기업별노조 체제 속에서 공안탄압을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비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서는 것은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럼에도 초기보다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공안정국을 타파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산되며 지역본부와 산별연맹 차원의 결합력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만 공안정국이라 느낄 뿐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현장 조합원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는 바에야 공안정국이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 김대중 정부는 전두환·노태우 시절처럼 전면적으로 물리적 탄압을 하지는 않는다. 아주 교묘하다. 정상회담 성과로 여론을 모으면서 저항세력을 누르는 전략이기 때문에 현장조합원들이 느끼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부가 하반기에 자동차·철도·체신·한전 등 민영화·해외매각, 한국중공업 분할매각을 밀어붙이면서 근기법 개악을 전제로 노동시간을 단축하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연히 경찰력을 투입했겠느냐는 점이다. 의도된 탄압이며 노동자를 희생양 삼아 정국을 주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공안정국이라는 것이다. 전국 여기저기서 노동자들이 구속사태가 벌어지는 것만 공안정국이 아니다. 정부의 필요에 따라 강도나 빈도는 다를 수 있다.
△조합원들에게 당부 말씀 한마디.
=현장에서 생활하다 보면 산별연맹이나 민주노총의 사업방침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고 본다. 8월 투쟁은 하반기에 예견되는 구조조정·근기법 개악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지금 공안정국을 물리쳐야 하반기 과제도 극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또한 지금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근기법 개악은 물론 정리해고·유연화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노사관계는 정착하리라는 점에서 민주노총의 투쟁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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