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자본의 최대무기, 지적재산권 ■
<남아프리카, 5명중 1명이 에이즈 환자>
국제에이즈회의(7월 9일 개막)에서 남아프리카의 에이즈의 심각성과 다국적 제약자본의 횡포가 폭로되었다. 세계 에이즈 환자 3430만중 70%이상인 2450만명이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몰려있고, 평균 성인 5명중 1명이 감염자이다. 특히 남아공은 군인 3명중 2명이 감염자다. 짐바브웨는 평균수명이 불과 몇 년사이에 65세에서 39세로 줄었고 말라위도 37세로 떨어졌을만큼 남아프리카에서 에이즈문제는 심각하다.
이번 회의의 쟁점은 지적재산권으로 인해 너무도 비싼 치료제를 남아프리카의 에이즈환자들이 복용할수 없다는 것과 약물치료효과를 발휘하기위한 사회적, 경제적, 의학적 구조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에이즈의 원인은 가난’이라고 주장한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에이즈의 원인은 가난?>
음베키 대통령과 의료전문가, 국제인권단체들과 대립된 문제는 임산부의 AZT복용문제이다. 의학적 치료가 행해지지않을 경우 태아의 3분의 1가량이 에이즈바이러스에 접촉하게 된다. 산모에게 제왕절개와 AZT치료시 이런 비율을 절반으로 줄일수 있다. 그러나 수유로 감염되는 경우가 15%에 달한다. 출산시 감염률을 15%대로 낮추어도 6개월후엔 다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남아공에선 분유도 거의 없고 분유가 있더라고 섞어먹일 깨끗한 물도 없어 수유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음베키대통령은 임산부의 AZT복용을 반대하고 있으며, 에이즈환자에 대해 남아공의 방식으로 치료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전문가와 국제인권단체들은 음베키대통령의 주장에 반대를 했으나 질병과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따지고 본다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몇 년동안 남부 아프리카에 값싸고 투약이 간편한 대규모 폐결핵 프로그램이 보급된적이 있었는데 감염률을 낮추지는 못했다. 정부가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동안 암시장에서 폐결핵약들이 팔리고 있었던 것이다. 에이즈치료제가 보급된다하더라도 암시장에서 비싼 값에 매매될것이 뻔하다. 남아공에서 에이즈바이러스를 억제시키기위해서는 약물의 제조, 보급뿐아니라 깨끗한 물공급, 위생시설과 진료소 설치, 보건교육강화, 여성과 아이들의 보호시설의 확충이 동시에 요구된다.
<약값을 내려라>
국경없는 의사회’와 세계 각국 에이즈퇴치 운동가 수백명이 더반에서 가두행진을 갖고 에이즈바이러스 퇴치 및 에이즈치료가 개도국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도록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제약회사들에 대한 에이즈 백신 가격인하를 요구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지난 5월 인권단체들의 거센 저항에 밀려 아프리카에 제공하는 약값을 내릴것이라고 발표했다(그락소웰컴은 AZT가격을 16달러에서 2달러로 인하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약값을 더욱 파격적으로 내리고 특허권까지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적재산권 보호나 기업의 이익 때문에 치료제 접근이 차단당하는 것은 곧 ‘대량학살’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미국의 국제 에이즈백신연구소(IAVI)는 이번 회의에서 에이즈가 만연한 가난한 국가에는 싼 가격에, 부유한 국가에는 높은 약값을 물리는 ‘차등가격제’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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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이 다국적제약자본의 횡포를 보장한다>
다국적 제약자본이 엄청난 이윤을 확보할수 있었던 핵심적인 보호막은 지적재산권이다.
대표적 예가 그락소웰컴의 AZT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ddi. 미국의 공공기관인 국립보건원에서 개발한 ddi는 브리스톨-마이어스가 핵심전달물질개발, 임상실험등을 통해 특허권을 얻었고, 공익기구인 미시건암재단에서 최초 합성한 AZT는 그락소웰컴에서 에이즈치료제로 특허권을 얻어서 떼돈을 벌고 있다. 결국 신약은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하고 잇속은 제약자본이 챙기고 있다. 에이즈 약값은 92-98년도 사이에 평균 434%나 뛰었다. 미국이나 유럽의 에이즈환자중 85%가 AZT를 복용하고 있는데 반해 백만명이라고 추정되는 태국의 보균자중 이 약을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은 1%도 채 안된다.
태국정부는 92년 ‘강제면허’를 통해 AZT를 국내생산하여 약값을 대폭낮춘바 있다. 1994년 발효된 우루과이라운드중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약중 각국 정부는 자국의 공중보건에 중대한 위협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국제 특허 약품에 대한 보상없이 국내생산할수 있는 ‘강제면허’조치를 할수 있도록 돼있다. 그러나 미무역대표부는 태국정부가 ‘강제면허’를 검토하기시작하자 태국의 주요수출상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매길것이라고 위협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도 97년 제약회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겠지만 자국에서 에이즈치료제를 생산하겠다는 법률을 만들었다. 그러자 미국과 유럽의 제약회사들이 특허권 위반혐의로 남아공정부를 제소했다. 미국정부는 99년 3월 남아공을 지적재산권분야에서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선정하고 법안을 폐지하지않을 경우 무역제재에 들어가겠다고 계속 경고를 하고 있다.
<엘고어가 제약자본의 편인 이유>
특히 엘고어 부통령은 97년 98년 제약회사들로부터 5만 1000달러, 제약협회로부터 27만 6850달러의 선거자금과 로비자금을 받았고 ‘생명을 다루는 에이즈치료제가 해적판음반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주요 정치자금원인 제약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남아공과 태국이 취한 ‘강제면허’는 WTO 지적재선권협정에서도 허용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력과 제약자본은 공조하여 약가폭리를 보전하고 있다.
(민의련 주간 공공의료 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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