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조정회의 의미와 전망

‘공안 함포사격’ 이은 ‘끝내기 상륙작전’ 개시

노동자 버리고 초국적자본-기득권 대변하는데 권력 ‘집중’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정부가 끝내 노동계의 강력한 경고와 저항을 무릅쓰고 ‘노동자 대학살’을 뜻하는 구조조정, 노동조건 개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가 경제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마련한 계획은 ‘국민의 정부 제2기 경제운용’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김대중 정부의 집권후반기 정책 청사진인 셈이다. 정부는 이의 추진전략으로 ‘집중과 선택’을 내세웠다. 결국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버리고 초국적자본과 국내기득권세력을 ‘선택’해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키로 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롯데·사회보험노조 폭력진압 이후의 상황전개와 관련해 이미 이 점을 우려하고 경계해왔다. 즉, 정부가 하반기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과 근로기준법 개악을 앞두고 공안탄압 국면을 조성함으로써 노동진영의 저항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정부가 발표한 이 계획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공안탄압이라는 ‘함포사격’으로 노동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최종목적인 ‘점령’을 향해 이제 ‘상륙작전’을 시작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노동시간단축과 휴가·임금제도 등의 연계’ 방침을 통해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휴가를 축소하고, 임금도 삭감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는 어디까지나 노사정위에서 합의된 수준이고 정부로서는 노사정위의 합의를 지켜볼 것”이라며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노동시간단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그렇다고 국가경쟁력이 저하돼서는 안된다”고 말해 그 방향을 암시했다. 그는 “주40시간 도입으로 52일의 휴일이 새로 생기는 만큼 연·월차를 조정하는 건 당연하다”, “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임금은 그대로 두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함으로써 노동계의 ‘노동조건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노동시간단축 시기를 내년 2월로 늦춘 것 또한 “국정 2기를 3단계로 나눈 정부 전체 차원의 일정에 맞췄을 분 연내도입 방침은 확고하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사정위의 합의’를 전제하고 있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여야의 정쟁, 집권말기 누수현상을 고려할 때 임기내 도입이 물건너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그동안 주력해온 공공기관의 조직개편·인력축소 등 구조조정을 강력히 밀어부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는 곧 금융과 공·사기업 전반에서 사람자르기 위주의 구조조정과 공기업의 민영화와 해외매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주진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레임덕이 오기 전에 강력히 밀어부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절차와 과정도 노동자,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비민주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공공성이 생명인 공기업이 민영화됨으로써 공공서비스의 질이 악화되고,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만 희생시켜온 정책기조가 김대중 정부 집권후반기 들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생존권을 초국적자본과 기득권세력의 이해에 종속시키는 정부 신자유주의 전략에 맞선 노동진영의 저항도 거세게 일어날 전망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