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노조들이 싸우는 법

다양한 공동·연대투쟁으로 돌파구 열어

‘품앗이투쟁’과 상급-지역조직 지원 큰 힘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작은 노조는 외롭고 고달프다.

덩치가 커서 사회적 파급력이 큰 노조야 쟁의 조짐만 보여도 언론이 먼저 나서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곧잘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지만 작은 노조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교섭이라도 한 번 할라치면 파업에, 농성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최근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결성이 이전보다 활발해짐에 따라 이같은 작은 노조의 투쟁도 빈번해지고 있다. 조합원 15명으로 이루어진 광주지역금속노조 동명분회(분회장 박득수)도 그중 하나다. 동명은 용역노동자 파견업체로 광주 하남공단의 카스코(옛 기아정기) 공장에 용역노동자들을 투입해 일을 시켜왔다. 지난 5월2일 동명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광주지역금속노조 분회로 가입하자 회사쪽은 박분회장 등 세 명에게 부당한 인사발령을 냈다. 노조가 이에 반발하자 회사는 5월18일 노조활동인정, 단체교섭 개시와 함께 분회장을 비롯한 세 명의 원상복귀를 약속했다. 그러나 원청업체인 카스코가 동명과의 계약을 해지했고 동명은 폐업을 공고해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쫓았다.

분회는 이에 맞서 지난 6월1일 카스코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카스코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천막농성에 들어가 8월29일로 90일째를 맞고 있으며, 단식에 들어간지는 20일째다. 그래도 외롭지는 않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연맹 광주전남본부(본부장 박병규)가 나서 지역연대투쟁을 조직하고, 카스코와 교섭창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본부장은 19일 동안 단식농성을 함께하다 현장순회 도중 쓰러져 입원하기도 했다. 또한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부(지부장 조남일)는 8월24~25일 이틀 통안 간부파업을 벌여 카스코와 기아자동차에 동명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고 투쟁기금을 모아 지원했다. 그럼에도 회사쪽은 “(고용승계는)카스코내 용역업체로도 어렵다”고 말하는 등 사태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편 민주노총 서울본부(본부장 이수희)처럼 대상식품사내하청, 방송사비정규직, 통인가게, (주)마마 등 비정규·영세사업장노조를 묶어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지역차원의 대책회의를 꾸리는 곳도 있다. 서울본부는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해결전망이 어두운 이들 사업장의 현안문제를 추석 이전에 최대한 해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집중적인 투쟁을 펼치고 있다.

2000년 임투를 진행중인 민주버스노조(위원장 성홍기) 대전지역 서진운수·한밭여객지부도 회사쪽의 불법적인 부분직장폐쇄에 맞서 힘찬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이 73명인 서진운수지부와 조합원이 59명인 한밭여객지부는 8월17일부터 운행후 주유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진행해왔는데, 8월22일부터 서진쪽은 조합원 전원에 대해 배차를 넣지 않고 버스운행을 중단시켰으며, 한밭쪽도 8월25일 부분직장폐쇄를 강행했다. 임투대책위를 함께 꾸려 투쟁하고 있는 이들 노조는 매일 시청과 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악질적인 사용자를 만날 경우 작은 노조들은 상식밖의 노조탄압과 장기투쟁에 따른 피해를 감내해야 한다. 동방제약노조(위원장 박대균)는 지난 3월2일부터 전면파업 1백82일째를 맞아 어려운 상황임에도 천막농성장을 지키며 지역연대투쟁에도 열심이다.

동방제약 박화목 사장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 물론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는 악덕기업주로 6월15일 전조합원에 대해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박사장은 노조의 끈질긴 투쟁에 따라 정리해고와 직장폐쇄를 철회했지만 쟁의기간 중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며 노조말살에 목을 걸고 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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