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명예회복·보상 어떻게 되나>
민주노총, 올바른 성격규정·범위확대 모색
1차로 전태일 열사 등 98명 공동접수…공동집회 등 ‘또 다른 투쟁’으로
지난 7월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이 발효됨에 따라 민주노총이 노동열사들의 명예회복과 국가배상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지난 8월23일 연맹·지역본부 담당자 연석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 법이 정한 3선개헌 발의일(69년 8월7일)부터 노동운동을 하다 숨진 열사·행방불명자, 부상을 입은 자를 최대한 접수하되, 국가권력에 대한 항거의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는 사안을 우선 접수키로 했다.
지난 8월21일부터 시작돼 현재 진행중인 1차 접수는 오는 10월20일 마감되는데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은 1차로 9월18일 시·도 자치행정과에 공동접수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이 1차로 접수할 대상자는 전태일, 김시자(한일병원), 김경숙(YH), 조수원(대우정밀), 박창수(한진중공업), 이석규(대우조선), 양봉수(현대자동차) 열사 등 98명이다. 이들은 노동운동을 하다 분신·자살했거나 의문사, 병사, 사고사한 경우다. 이 가운데 교통사고 등 사고사의 경우 정권에 항거하다 희생된 경우가 아니어서 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평생 민주화운동,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을 벌여온 이들의 삶을 신청에서 제외해 마치 민주화운동과 무관하다고 규정하는 태도는 잘못됐다”는 의견에 따라 포함시키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함께 해당관청에 접수하기 전에 지역별로 공동집회를 열기로 해 또 다른 투쟁의 시작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법안 제정과정에서 정부가 민주화운동을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투쟁으로 협소하게 규정하는 등 대상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시행령에서 기본권 확대 등 노동자가 노동3권 확보를 위해 투쟁한 경우에 대해서도 문을 열어놨지만, 권위적인 국가권력에 대한 투쟁이 아닌 개별자본에 대한 투쟁은 제외하고 있어 논란의 소지가 많은 상태다. 이에 따라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규정을 올바르게 하는 한편 투쟁과정에서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은 나아가 사건별 접수방침을 세워 사망한 열사뿐만 아니라 해당사건 관련자 모두의 명예회복을 꾀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95년 현대자동차 양봉수 열사 분신의 경우 이후 촉발된 투쟁에서 구속·해고된 노동자들도 명예회복돼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노총은 이 사업을 지역본부 차원에서 관장키로 했다. 정부가 시도별로 민주화운동보상지원팀이나 민주화운동조사반을 설치해 운영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교조나 민주택시연맹의 경우는 유사한 사안인 점을 들어 민주노총과 해당 산별연맹이 별도 협의키로 했다.
한편 전교조는 민주노총, 민가협·유가협 등 37개 민주화 운동 단체들이 구성한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공동대표 단병호, 박정기 등)와 함께 지난 8월21일 서울·부산 등 16개 시·도 지부별로 전교조 결성 및 활동관련 복직(해직)교사, 시국사건·사학민주화운동 관련 복직(해직)교사, 임용에서 제외되었다가 발령 받은 교사 등의 과거 활동경력 등을 담은 ‘사건 개요’를 시·도별 접수처에 일괄 접수했다. 전교조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명예회복과 보상 조치의 대상이 될 복직(해직)교사는 전국적으로 2,075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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