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대회에서 만난 사람>

칼날 세워 ‘투자협정’ 체결 반드시 막아야

김은형/ 한국산연노조 위원장

△상반기 투쟁에서 상급단체의 문제점은.

=총파업을 끌어내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었지만 해외매각·민영화 반대투쟁을 지도부가 방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에 따라 금속 해당사업장의 문제에 머물렀다. 시기분산은 큰 문제였다. 3월말4월초로 집중하든지 5월말6월초로 집중하든지 한 곳에 집중했어야 했다. 구조조정 반대투쟁 과정에서 자동차 완성4사는 마치 다른 연맹처럼 느껴졌다. 또 총선에 얽매여 어중간했다. 지역차원에서 간부파업에 들어간 뒤 쌍용자동차노조 파업지원투쟁을 나갔다. 자동차 지원투쟁을 벌인 뒤 총선후보 지원활동을 벌였는데 이에 대해 현장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자동차 파업을 지지·선전하기 위해 간부파업에 들어갔는데 정작 투쟁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외매각·구조조정 반대투쟁에 집중하지 못한 것은 민주노총과 금속산업연맹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완성4사 파업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예전과는 달리 공동투쟁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끝까지 함께 싸웠다.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계획에 대한 의견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반대, 제도개선으로 투쟁시기가 분산됐다. 절실한 해당사업장이 구조조정 반대투쟁을 이어가는 식으로 시기가 분산되면 구조조정 반대, 제도개혁 둘 다 어렵다. 하반기에 체결될 것으로 보이는 한미/한일투자협정은 신자유주의 최고최후의 성과로서 이를 통해 구조조정을 완료하겠다는 얘기다. 한미/한일투자협정이 체결되면 더 많은 사업장이 부도, 화의,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갈 것이고, 실업이 폭증하는 한편 우리의 경제적 권한이 축소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96~97년 노개투보다 더 강고한 투쟁을 벌여내야 한다. 굴욕적인 한미/한일투자협정을 파탄시키기 위해 전민중이 함께 할 수 있는 조직체계(국민운동본부), 방침, 목표, 세부계획이 나와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도부가 더욱 각성해 칼날을 세우고 현장간부들의 칼날을 세워줘야 한다.

△금속산업노조 건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산별노조는 큰 과제이긴 하지만 종착역은 아니다. 산별노조는 개별기업노조로는 투쟁집중이 어렵기 때문에 투쟁력과 조직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토론을 하면서 갑갑한 게 원칙을 잊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왜 우리가 산별로 가고자 했는가’에 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체계가 모든 것을 담보하는 양 알고 있다.

업종, 기업, 지역 등 뭘로 편재하던 산별로 가자는 얘기는 똑같다. 재정과 인력을 중앙으로 집중하자는 게 산별노조 아닌가. 투쟁과 조직확대에 지역이 유리한가, 업종이 유리한가를 생각한다면 문제는 간단하다. 현장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이재철 leecc@kctu.org

상급조직에 끌려가지 말고 노조가 밀고가자

임병일/ 서울상공회의소노조 위원장

△수련회 참가 소감 한 말씀.

=진행이나 구성이 너무 느슨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일찍 가버려서 대회 자체가 힘이 없다. 공안탄압분쇄 투쟁 속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겠지만 8월말에 대회를 연 자체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상반기 사업에 대한 평가 중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다른 동지들의 지적도 있었듯이 임단투를 정치파업으로 진행한 것이 의도는 좋았지만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았다.

△공안탄압 분쇄투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노총이 공안탄압정국을 빨리 인식하고 공안탄압 분쇄투쟁을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이라는 점과 몇몇 노조만의 투쟁에 갇힐 수도 있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조합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끌어냈다고 본다.

△하반기 사업에 대해 하고싶은 말은.

=하반기 투쟁을 벌이기에 연맹과 총연맹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별노조의 한계가 있으므로 단위노조 위원장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연맹이나 총연맹이 단위노조를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단위노조가 연맹이나 총연맹을 밀어주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서울상의노조의 이후 계획은.

=9월초 상집간부 수련회가 잡혀있는데, 강사를 불러다 하반기투쟁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다. 또 우리사업장은 회사쪽이 전임자 축소 등 대대적 개악안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임단협이 계속 공전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노조는 임단협을 하반기투쟁으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황미 leehm@kctu.org

민주노총은 총연맹다운 요구·전략 세워라

이범준/ 흥국생명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상반기 투쟁에 대해 평가하자면.

=민주노총의 주요요구 가운데 하나였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저지’를 부각시키지도 쟁점화시키지도 못했다. 조직내부에서 구조조정 저지란 사실 어려운 게 아니냐는 생각이 깔려있었던 것 같고, 이 요구에 대한 인식의 공유가 부족하지 않았나 느낀다. 반면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으로 IMF 2년간 침체돼 있던 노조활동과 투쟁에 활기를 불어넣은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이뤄낸 병원노조의 사례 등은 소속 노조에도 투쟁의 성과라고 전달했다.

△하반기 투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흥국생명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비정규직이 확대되고 있으며 아웃소싱이 진행된다. 특히 제2금융권은 금융지주회사법이 가동되며 하반기에 대규모 감원이 예상된다. 조직 현실을 감안해 이에 대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총파업이냐 총력투쟁이냐에 대한 논의보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반대, 한미·한일투자협정 저지, 노동법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란 내용에 전 조직이 인식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노조 간부, 열성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조직화에 최대한 주력하겠다.

△이번 단위노조 대표자결의대회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

=민주노총이 여는 회의에서 여러 번 느꼈지만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총연맹의 요구와 산별연맹의 요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총연맹은 총연맹다운 전략과 투쟁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연맹의 요구를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느낌이 있다. 방침이 결정된 뒤에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최대한 결정사항에 복무해야 함에도 독자적인 일정을 고집하는 경우도 있어 씁쓸하다. 이는 투쟁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뿐이다.

정경은 joungke@kctu.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