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가게 ‘골동품 사고방식’에 노조파업 넉 달째
‘통인가게 사장 김완규를 공개수배합니다.’
전통과 상업주의가 뒤섞인 거리 인사동 한길에 돌하루방이 ‘단결투쟁’이라 쓰인 빨간 머리띠를 메고 서있다. 인사동에서 2대째 76년 동안이나 전통공예품을 파는 통인가게 사장 김완규씨의 노조탄압과 직장폐쇄에 항의하고 있는 까닭이다.
돌하루방 옆에서 통인가게노조(위원장 박정미) 11명의 조합원들은 돌아가며 도자기, 찻잔 등 공예품을 팔고 있다. 9월29일 현재 파업은 119일째를 맞고 있다. 생활비도 걱정이지만 노동자들은 ‘일하고 싶다’는 뜻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처럼 장사에 나선 것이다.
노조가 설립된 때는 지난 2월17일. 노조에 따르면 김사장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자신이 기르는 진돗개의 똥오줌까지 치우라고 지시할만큼 ‘몰상식한’ 인물이었다. 연장근로수당은 꿈도 꿀 수 없었고, 휴일마저 제대로 쉴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비인간적 대우에 더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김씨가 교섭엔들 성실히 임했을 리 없다. 그는 노조쪽이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교섭을 위임했음에도 ‘빨갱이단체’ 운운하며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노조가 이에 지난 6월2일 파업에 들어가자 하루 뒤 김사장은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이어 전원 해고했다.
김씨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용역깡패를 동원해 위협했고, 미국으로 도망가는 파렴치한 짓까지 저질렀다. 김씨는 9월9일 수갑을 찬 채 노동부에서 조사받고 난 뒤에야 노조와 두 세 차례 교섭에 임하는 듯했다. 김씨는 그러나 ‘여자들이 감히 노조를 만들어 나한테 반항해?’라는 말을 남긴 뒤 다시 잠적한 상태다.
인사동에서 처음으로 깃발을 올린 통인가게노조. 전통을 가장한 낡아빠진 사고방식을 청산하고 깃발을 튼튼히 세우기 위해서는 더한 끈기가 요구되는 것 같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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