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자 애인 강제연행 뒤 밀고 협박

공안당국의 한총련 와해작전이 태풍처럼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경

찰이 최소한의 법규정조차 무시해가며 인권유린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지난 14일 이 씨(여26·학원강사)는 직장 앞에서 경찰관의 수사협조

에 응했다가 압수수색 영장없이 가택수사를 당한 것은 물론, 서울

지방경찰청 장안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각서까지 쓴 뒤 정오가 지나

서야 풀려났다. 그 뒤로도 남자친구(한총련 조통위원회 소속, 수배

중) 검거에 협조할 것을 종용당하며, 매일 한차례씩 경찰로부터 호출

연락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이 씨는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민중가요책’에 국가보안법 위반 위협

이날 오전 7시10분경 이 씨는 직장 앞에서 자신의 신상명세(집주소·

주민등록번호등)가 적힌 쪽지를 들이대며 ‘협조해달라’는 수사관의

요청을 받았다. 수사관들의 임의동행 요구에 대해 이 씨는 그 자리

에서 얘기할 것을 요구하며 동행을 거부했으나, 수사관들은 이를

묵살한 채 인근 파출소로 끌고 갔다. 이 때 수사관들은 이 씨와 그

가족에게 경찰관 신분과 동행장소, 목적등을 알리도록 되어 있는 법

(경찰관직무집행법)규정도 철저히 무시했다.

강제연행된 후 이 씨는 호출기 추적을 통해 수사관들이 자신을 찾아

온 것임을 알게 되었는데, 그 호출기는 이 씨의 이름으로 등록해 남

자친구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수사관들은 이 씨가 호출기를 제공한

것을 트집잡아 ‘국가보안법 위반 운운’하며 가택수사에 들어갔다.

수사관들은 오전 7시30분 가택수색를 통해 대중문예단체 ‘신바람’

의 회지(17-19호)와 민중가요를 수록한 노래책을 압수한 뒤, “민중가

요책만으로도 이적표현물 소지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몇 달 살게

할 수 있다”고 위협하며 이 씨를 장안동 대공분실로 연행했다.

“수배자 체포에 협조해라”

이 씨는 대공분실에서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신바람의 창립목적, 조직

체계, 활동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관들은 “한번 봐

준다”며 이 씨에게 “신바람을 다시는 나가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

를 쓰게 했다.

또한 수사관들은 수배중인 남자친구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애인이

랑 같이 잤냐”고 묻는 등 모욕을 주기도 했다. 이후 그들은 “남자친구

의 호출기에 녹음해서 지금 만나자고 약속해라. 너 모르게 잡겠다”고

강요한 뒤 8명의 수사관의 동행하에 인사동 찻집에서 잠복수사를 벌이

기까지 했다. 이들은 남자친구로 부터 연락이 오면 자신들에게 연락을

취할 것을 요구하며 이 씨에게 호출번호를 적어준 뒤, 풀어줬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3조(불심검문) ①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

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

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② 그 장소에서 제1항의 질문을 하는 것이 당해인에게 불리하거나 교

통의 방해가 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질문하기 위하여 부근의 경찰서

·지서·파출소 또는 출장소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당해인은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④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질문하거나 동행을 요구할

경우 경찰관은 당해인에게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그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며, 동행의

경우에는 동행장소를 밝혀야 한다.

⑤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동행을 한 경우 경찰관은 해당인의 가족

또는 친지등에게 동행한 경찰관의 신분·동행장소·동행목적과 이유

를 고지하거나 본인으로 하여금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

여야 하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

⑥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동행을 한 경우 경찰관은 당해인을 6시간

을 초과하여 경찰관서에 머물게할 수 없다.

⑦ 제1항 내지 제3항의 경우에 당해인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의

하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아니하며,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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