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부도 노조 책임이라니
대우자동차가 부도난 게 정녕 노동자 책임인가.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자동차노조에게 조합원 3천5백 명의 목을 자르는 이른바 ‘구조조정 동의서’를 강요하더니, 노조가 이를 거부하자 ‘노조가 끝내 거부했으니 부도를 낼 수밖에 없다’며 노조를 대우자동차를 부도 낸 범죄자로 몰아 부쳤다.
1만여 노동자의 일터이자 수십만 협력업체 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대우자동차는 그 동안 세 번에 걸쳐 난도질당해야 했다. 먼저 정부의 재벌위주 경제정책과 이에 결탁한 김우중이 정경유착과 부패경영으로 대우자동차를 난도질했다. 여기에 범국민대책기구를 구성해서 후회 없는 처리방안을 정하자는 노조의 요구를 뿌리친 정부와 채권단이 졸속으로 포드에 해외매각을 추진하다 실패하면서 난도질했다. 세번째 난도질은 바로 경영을 쥐고 흔들던 채권단이 노조와 맺은 5년간의 고용보장협약을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노동자 3천5백명 집단해고를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구조조정 동의서를 노조에 강요한 것이었다.
사실이 이런데 노조에게 부도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임금체불과 고용불안을 견디며 묵묵히 일해온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멍든 가슴을 사정없이 후벼파는 잔혹한 짓이다. 이것은 대우자동차 경영 정상화에 아무런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정부와 채권단에 대한 불신만 키워 노사 노정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말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이 자신들의 잘못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먼저 대우자동차를 부도에 이르게 한 원인을 분명히 밝혀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부실경영으로 대우자동차를 난도질하고 해외로 도피해 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우중의 재산을 환수하고 즉각 구속 수감해야 한다. 도저히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졸속 해외매각을 실제 지휘감독한 채권은행단과 정부 정책책임자를 당장 문책해야 한다. 자신의 실책은 반성 않고 부도 협박의 벼랑 끝 전술로 노조에 구조조정 동의서를 강요함으로써 대우자동차는 물론 부품업체와 경제전체를 어려움으로 몰고 가는 정부관계자, 채권은행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금이라도 멍든 노동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경영정상화와 협력업체 지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자면 노조에게 무엇을 강요하기 이전에 노조와 약속한 것을 성실히 지키고, 노조의 요구대로 노사와 정부, 채권단 4자 협의기구를 가동하여 경영정상화와 생존권 보장을 위한 진지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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