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부터 근태까지 회사가 통제
금융감독원도 각종수당 ‘임금’으로 인정
영등포구청은 전국보험모집인노조(위원장 이순녀)가 낸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 보험설계사는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노동부의 유권해석 탓이다.
노조법은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는 노조법상의 ‘근로자성’과 관련해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로 판단한다. 그리고 사용종속관계가 있다면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떤 형태든 상관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보험설계사의 실제 근무형태는 어떤가.
보험설계사들의 업무내용은 철저하게 사용자가 정한다. 조직도입, 신계약, 수금 등 영업소 운영에 따라 직접적인 지시를 받으며, 회사한테 지정 받은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회사가 개발한 판매기법을 교육받는 등 업무의 범위나 방법 등을 모두 회사가 정해주는 것이다.
또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을 적용받는다. 이를테면 교보생명 사규 가운데 모집인 규정을 보면 표준일일활동, 경조사시의 활동, 건물·기구·물품의 애호보전 등, 판매용품의 취급, 비밀유지 등, 지위의 남용, 타업무에의 종사, 휘장의 패용, 교육, 상벌, 여비 등을 엄격히 정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실적이나 근태 등에 대한 특별심사를 통해 승격 뿐 아니라 강등이나 해촉도 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같은 규정이나 예규는 다른 보험회사들도 거의 같다.
보험설계사들이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한테서 받는 지휘감독은 다른 어떤 직종보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이다. 보험설계사들은 조회참석, 교육이수, 유망고객카드, 신규정보카드는 물론이고 일일활동기록부를 적어야 한다. 특히 일일활동기록부는 그날 어디로 나갈 것이며,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수금을 어떻게 할 지 계획과 결과를 적어 결재를 받아야 한다.
출퇴근시간과 근무장소 또한 사용자의 통제를 받는데, 매일 아침 9시30분까지 각 지점으로 출근해 소장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며, 결근하면 정률로 임금을 까는 근태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밖에도 전화, 책상, 개인용 컴퓨터 등 비품 일체가 회사의 소유며, 회사의 건물, 기구, 물품 등을 애호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보험설계사들은 고정성수당, 활동관리촉진수당 등을 기본급형태로 지급 받으며, 실적에 비례해 지급하는 모집수당, 유지수당, 수금수당과 복리후생을 위한 탁아수당, 연금지원수당 등을 매월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데, 이는 금융감독원도 ‘임금’이라고 인정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실제 근무형태를 보면 보험설계사들의 사용종속관계가 너무도 명확하다. 이미 골프장 캐디, 재능학습지교사 등에 대해 노조법상 근로자개념에 해당한다며 노조신고증을 내준 마당에 보험모집인들에 대해서만 ‘근로자가 아니다’고 우기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황미 leehm@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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