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힘을 총력투쟁 준비에
-전국노동자대회에 부쳐-
전태일열사 30주기를 맞아 그 정신을 새롭게 되새기고, 당면한 하반기 총력투쟁의 결의를 다진 전국노동자대회가 끝났다.
이번 대회는 서울 한복판에서 몇 시간 동안 경찰력에 맞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그 와중에서 2백여명의 참가자가 크고 작은 부상을 입는 등 근래에 보기 드문 격렬한 투쟁으로 펼쳐졌다. 이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대량해고 중심의 구조조정과 근로기준법 개악 움직임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얼마나 큰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이를 통해 최근의 기업퇴출과 대우자동차 부도처리 등에서 나타난 구조조정의 부당성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제기된 ‘민주노총 투쟁이 너무 무기력하다’는 우려를 씻고, 책임 있는 사전준비만 이루어진다면 경찰폭력에 대해 웬만큼 방어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의 주요이슈였던 노동법 개악 저지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회 직전 주요사회현안으로 떠오른 구조조정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한 교육, 선전 등 조직활동이 미흡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조합원의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것은 예년에 비해 대회 참가자가 적었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노동자대회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닐뿐더러, 올해 투쟁의 종착점도 아니다. 오히려 대회를 계기로 이후의 힘찬 총력투쟁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민주노총은 이미 총파업을 포함한 하반기 총력투쟁으로 구조조정이 불러올 고용위기와 주5일근무제 도입을 빌미로 한 노동조건 개악을 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특히 근로기준법 개악의 경우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가 달린 만큼 노동자 모두가 투쟁의 주체로 나서야 하는 현안이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나타난 현실은 우려를 갖게 한다.
자본과 정권은 이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동법 개악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한국노총이 참여한 노사정위의 ‘합의’도 이를 내비치고 있다. 내년 2월까지 ‘4대부문 개혁’을 마치기로 한 정부의 방침에 비춰본다면 지금 열리고 있는 정기국회에서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지금은 법개악을 강행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이다. 저들이 법개악을 꾀할 경우 언제고 즉각 투쟁에 나설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 점에서 11월말까지 마치기로 한 파업찬반투표는 매우 중요하다. 법개악기도가 현실로 나타나고 이를 저지하려면 사실상 총파업을 불사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상황인식이다. 그 열쇠는 현장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파업찬반투표를 비롯한 투쟁준비에 온 힘을 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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