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 안가리는 동광주병원 노조탄압
‘협상은 타결하지만 노조는 꼭 잡고 말겠다.’
파업 70일을 넘기고 있는 동광주병원 사태가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할 수 없다’는 병원쪽의 고집으로 타결이 늦어지고 있다. 노동쟁의가 타결시점에 이르면 상호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등의 ‘화해조치’가 뒤따르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일. 그럼에도 병원쪽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노조 말살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져 지역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동광주병원의 이같은 처사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병원 노동자들은 병원쪽의 불법과 전근대적 대우를 참다못해 지난 5월19일 노조(보건의료노조지부)를 결성했다. 하루 평균 12-14시간씩 근무하는 간호사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한푼도 지급하지 않았고, 출산휴가에 대해서도 “애를 낳으려면 그만두고 나가라”며 근로기준법을 아예 무시해왔던 것이다. 게다가 상여금은 4백%나 체불된 상태였다.
노조 결성 뒤에도 병원쪽의 태도는 변함이 없어 단체교섭 과정은 원시적 노조탄압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노조간부 폭행, 노조탈퇴 강요, 대자보 철거, 부당전직, 고소고발 등 노조를 무너뜨리려는 온갖 부당노동행위가 날뛰었고, 노조는 결국 13차 교섭이 끝난 뒤 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탄압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자 관리직원을 동원해 농성장에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댔고, 심지어 여성 노조원들이 잠들어 있는 새벽 2시에 농성장을 짓밟으며 철거를 꾀하는 등 막가파식 탄압을 계속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10여 차례 규탄집회를 갖고, 건강검진 철수운동과 1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시민중재단을 구성해 사태해결을 꾀하고, 민주당시지부 농성까지 벌이며 해결을 촉구했음에도 병원쪽의 고자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도 단체협약이 타격직전까지 갔지만 병원쪽이 ‘법대로 하겠다’, ‘그 동안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어떻게 하겠느냐’며 고소고발을 고수하는 바람에 모든 것은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조법 4조(쟁의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를 무시하고 찬반투표, 조정신청 등 모든 법적 절차를 거쳐 실행한 파업을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
노조 최영숙지부장은 이와 관련해 “병원쪽이 각종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노조말살 음모”라 지적한 뒤 “이같은 행태가 계속되는 한 결코 파업투쟁을 중단할 수 없다”며 병원쪽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파업이 길어지면서 몇몇 조합원이 사직을 하는 등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이대로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며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파업대오를 굳게 유지하고 있어 승리의 아침은 머지 않아 보인다.
정찬호/광주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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