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수사기관의 강제연행
48시간 안에 구속하거나 풀어줘야
지난 전국노동자대회 폭력진압과 참가자에 대한 마구잡이 연행을 계기로 공권력 행사와 법집행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수사기관이 저지르는 강제연행사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수사기관에 강제 연행되는 경우는 세 가지다. 먼저 법관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다. 이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다. 보통 3회 이상 출석요구서를 보냈음에도 이유 없이 응하지 않을 발부하지만, 출석요구서를 보내면 도주할 우려가 있다하여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영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집회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까지 흐릿한 사진을 근거로 체포영장을 남발하는 바람에 ‘불법적 임의동행 관행을 없애고자’ 도입한 이 제도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다음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경우다. 집회나 파업현장에서 연행될 때가 이에 해당한다. 집시법 또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 위반이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죄의 현행범이 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로 긴급체포가 있다. 장기 3년이상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어 체포영장을 발부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 영장 없이 체포하는 것이다. 중대범죄에 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명예훼손죄 등을 빼고는 모두 긴급체포가 가능하게 되어 있다.
물론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조사 도중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게 원칙이나 이미 체포영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이를 집행하거나 긴급체포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다 개인용무가 있어 일단 귀가한 뒤 다음에 오겠다고 한 경우에는 체포영장이나 긴급체포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없어 불법체포가 될 수 있다.
체포할 때는 범죄사실의 요지, 체포사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 즉 ‘미란다원칙’을 알려줘야 한다. 흔히 조사할 때에 가서야 이를 알려주면서 확인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는데, 체포당시 듣지 못했다면 날인을 거부하고 날인거부이유를 적어넣도록 요구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체포 뒤 24시간 안에 변호인이나 가족에게 체포이유와 일시를 알려야 한다. 체포된 당사자도 변호인이나 가족에게 연락할 권리가 있다. 경찰은 지정된 담당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으며 조사를 한다. 검사는 체포 뒤 48시간 안에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든지 아니면 석방해야 한다. 영장을 청구하지도 않고 48시간 넘게 구금하는 것은 불법감금이다. 그러나 48시간동안 계속 구금할 수 있다는 건 아니므로 신속히 조사해 불구속사안이 명백한 경우 즉시 석방해야 한다. 기록을 검토중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불필요하게 48시간까지 구금하는 것 또한 불법감금이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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