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궁금하면 홈페이지부터 찾아요”

활용·접속 급증세, 1년새 노조수백곳 홈페이지 개설

‘안티롯데’ 등 투쟁에 크게 기여…사무직 편중 한계도

인터넷이 노조의 조직력을 키우고, 사이버시위 등으로 투쟁력을 높이는 한편 국제연대 강화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노동운동의 활용과 접속도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이같은 발전이 사무전문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제조업의 경우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는 이와 관련해 지난 11월28일 노동미디어 행사의 하나로 ‘노동운동의 인터넷활용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주발제를 한 박점규 민주노총 대외협력차장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노조 홈페이지수가 10배 이상 급증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지난해말 20여개에 그쳤던 게 지금은 수백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7월11일 개설한 안티롯데 홈페이지(http://lotte.nodong.org)는 40여일 동안 5천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으며, 민주노총 홈페이지를 비롯해, 산별연맹·시민사회단체 홈페이지와 연결돼 롯데불매운동의 견인차가 됐다. 사회보험노조 홈페이지(www.ksiu.or.kr)의 경우 7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음에도 투쟁상황과 지침을 신속·정확히 알렸다.

사이버시위도 인터넷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투쟁전술로 자리잡고 있다. 통신질서확립법에 반대하는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이 온라인시위를 벌여 정보통신부 홈페이지(www.mic.go.kr)를 접속불능상태로 빠뜨린 게 대표적이다. 매향리 미군국제폭격장 폐쇄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와 각 사회단체 국제연대 담당자 세미나팀은 일본,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등에 있는 미군기지 반대단체와 함께 9월21일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주한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등에 접속해 온라인 연좌시위를 벌이고 집중적으로 항의메일을 보냈다. 민주노총 소속 전교조가 10월15일 서울 중부서 교사 알몸수색에 항의해 경찰청과 중부서를 상대로, 과학기술노조가 임단협 투쟁과정에서 10월16일 과기부와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사이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노조의 투쟁을 알리고 조직하는 구실말고도 인터넷은 국제연대 강화에 중요한 무기로 떠올랐다. 지난 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이 무산됐던 시애틀투쟁과 이어진 워싱턴, 멜버른, 프라하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세계 노동자들의 투쟁은 인터넷과 이메일, 그리고 홈페이지를 통해 조직되고 확산됐다. 인터넷을 통한 국제연대는 삼미특수강 노동자들에 대한 포철의 고용승계 거부를 세계적 쟁점으로 만든 안티포스코 홈페이지(antiposco.nodong.net)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이같은 발전양상이 이용자가 산업·업종간, 기업규모간, 성적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금속산업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제조업의 경우 조합원들의 인터넷 이용율이 20%에도 못미친다”며 “소규모 사업장의 전송매체는 여전히 팩스”라고 현실을 털어놨다. 금속산업연맹의 또 다른 관계자는 “80년대에 단협 과정에서 휴게실 마련이 주요한 쟁점이었다면, 지금은 전산실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민주노조운동 차원에서 체계적인 정보통신교육이 요구된다”고 나름의 대안을 내놓았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개설 1년>

접속자 하루 4천여명…활용도 높아

민주노총이 한글홈페이지(www.nodong.org)를 개설한지 11월23일로 1년이 됐다. 민주노총 영문홈페이지는 노동법개정투쟁이 한창이던 96년 겨울에 개설돼 전세계에 투쟁을 알리는 홍보일꾼 역할을 했으나 몇 년째 유명무실한 상태로 있다가 민주노총은 지난 해 11월23일 한글홈페이지를 개통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는 많은 방문자수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국민에게 노동조합을 알리는 선전홍보의 선두주자이며 노동상담과 조직화사업, 자유로운 의사소통구조를 이뤄가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 홈페이지 접속자는 하루 4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비상업망으로서는 폭발적이라는 게 정보통신 전문가들의 평이다. 전국노동자대회 등 이슈가 몰릴 때는 삽시간에 방문객이 2∼3천명을 훌쩍 넘기는 기염을 토하기도 한다. 민주노총 최세진 정보통신담당 차장은 이와 관련해 “내년부터는 민주노총 방문객수나 조회수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내고 이에 따른 분석자료를 내놓을 예정”이라며 “민주노총 사업방향 마련에도 주요한 근거자료로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주요한 자료가 홈페이지에 제일 먼저 발표된다는 점에서 민주노총과 국민, 언론이 서로 소통하는 주요한 역할이 자리잡았다. ‘보도자료’에는 벌써 8백6건이 올랐으며, 일부 자료는 조회수가 2∼3천건에 이른다. ‘노동상담’에는 각종 법률상담과 노조건설상담으로 2천6백66건의 글이 채워져 있으며, 현재 민주노총 서울본부 법률센터(02-924-9800, 929-1663·2479)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열린마당’은 민주노총에 대한 민원, 비판, 사업제안 등 여러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자료실과 영상자료실은 각종 문서와 사진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통신망의 CUG가 노조간부 중심으로 운영되는 등 폐쇄적이었던 반면 홈페이지는 일반조합원들의 접속이 가능해 민주노총과 조합원이 직접 의사소통하는 장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반면 열린마당의 경우 경찰이나 사용자쪽의 음해성 글이 빈발하는데 정보통신 사업 전반에 대한 운영원칙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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