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구조조정 3년’ 책임 묻는 반김대중 투쟁으로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새해에는 동지 여러분의 일터와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길 바라며 새해 첫 인사 드립니다.

2000년 12월27일 주택·국민은행 노조 파업현장에 또 다시 경찰병력이 투입된 가운데 21세기 첫 해를 맞는 이 땅 노동자 심정은 더없이 참담합니다.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절대종교처럼 떠받들어온 김대중정권은 경제위기의 책임과 부담을 노동자와 서민에게 떠넘기며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생존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 마침내 이 나라 넥타이 샐러리맨을 상징하는 금융 노동자들까지 무력으로 짓밟는 폭거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랜드, 데이콤, 철도차량,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 등 수 많은 노동자들의 피끓는 투쟁이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기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김대중정권에 미련을 둘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아랫목만 따뜻하고 웃목은 엄동설한인 사이비 개혁 더 이상 믿을 수 없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3년에 걸친 잘못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책임을 묻는 반김대중정권 투쟁으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2000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끈질기게 싸워왔습니다. 주5일근무제 도입과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차별철폐, 노동기본권 쟁취와 사회보장 확대가 왜 필요한지 알리고, 사회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제도개선 문제는 모두 올해로 넘어왔습니다.

올해 정세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초국적자본의 공세와 정부의 잘못된 구조조정 정책의 결과로 경제는 상당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고, 심각한 고용불안과 생존권 위기로 돌아올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남이 예상되지만 미국대선 부시 당선, 권력말기 부정부패와 권력다툼이 겹치면서 현정권의 정세 주도권은 약해질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정권은 ‘중단 없는 구조조정’을 외치면서 진정한 개혁을 외면하고 한층 보수화될 것이며,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반개혁으로 몰아치며 더 모진 탄압을 가해올 것입니다.

구조조정 3년은 참으로 우리를 지치게 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2000년 연말 터진 한국통신·금융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이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인 동시에, 더 이상 잘못된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반격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이 열기를 이어 올해 2월 임시국회로 예상되는 근로기준법 개악 기도를 분쇄하는 투쟁을 시작으로 2001년을 대반격의 해,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 폐기의 해, 일자리 보장과 고용안정의 해로 만들어 냅시다.

아울러 초국적자본과 총자본에 맞서 최대한 힘을 모아 대응하는 문제 못지 않게 올해 우리가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2000년을 ‘비정규직 노동운동 원년의 해’로 만들었지만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아직은 시작에 지나지 않으며, 그 성과 또한 미미합니다. 우선 시급한 것이 민주노총 대다수 조합원을 이루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공동운명체’라는 점을 깨닫는 일입니다. 아울러 총연맹·연맹·지역·단위노조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조직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이제는 끝이 드러난 기업별노조운동 방식을 버리고 산별노조시대로 나아가는 큰 결단을 올해는 꼭 내려야 합니다. 아울러 원칙과 현실을 감안한 최선의 결정과 결정사항은 책임 있게 실천하고, 작은 차이를 넘어 통 크게 단결하는 운동 풍토를 만드는 일 또한 시급한 과제입니다. 내년으로 다가온 복수노조 시대에 대비하고 전임자임금 지급금지조항을 폐지할 수 있는 기간도 단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성과와 한계를 딛고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더 박차를 가하고 노동자, 농민, 빈민 중심의 민중연대틀을 갖춰 전선을 넓혀야 합니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 대회 무산의 아쉬움과 사상 첫 남북노동자통일토론회 개최의 성과를 발판으로 급변하는 남북정세 속에서 자주통일 사업 또한 적극 펼쳐가야 할 것입니다. 세계 진보노동진영을 축으로 한 신자유주의 반대 국제연대도 놓칠 수 없는 사업입니다. 이번 1월18일로 예정된 정기대의원대회는 4대임원 선출은 물론 올해 산적한 과제를 힘있게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 하겠습니다. 올해 한해 후회 없이 활동해 천삼백만 노동자 가정에 드리운 근심을 풀고 진정으로 이 사회 약자들의 희망이 되는 진정한 노동운동으로 나아갑시다.

다시 한번 조합원 동지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건강과 행복이 드리우길 바라면서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21세기를 힘차게 열어젖힙시다.

2001년 새해 아침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단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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