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법 저런법> (11) 수사기관의 피의자 조사과정
변호인과 상의해 신중히 응해야
지난호(127호)에서는 체포가 될 수 있는 3가지 경우에 대해 알아보았다. 노동관련 사건의 경우 공안사건으로 분류돼 공안검사가 수사지휘를 하고 경찰서 수사2계에서 조사한다. 피의자(검찰조사를 마치고 법원에 기소한 후에는 피고인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는 피의자라 부른다) 신문조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처음에 인적사항에 대해 자세히 물은 뒤 이른바 ‘범죄사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신문이 있기 전에 변호인을 접견하는 게 좋으므로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접견 뒤에 진술하겠다고 뜻을 밝히고 빨리 연락을 취하도록 한다. 조서작성과정에서 경찰관이 유도신문을 통해 불리한 진술을 시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변호인 접견을 통해 피의자의 권리와 해당 범죄사실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진술이 끝나면 피의자신문조서에 날인을 하기 전에 읽어보게 한다. 내용 중에 자신이 진술한 것과 다르게 적혀 있거나 유리한 내용을 자세히 말했는데 생략, 또는 간단히 처리된 경우에는 반드시 정확히 기재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때 귀찮다고 대충 읽어보거나, 경찰관이 그게 그거라는 식으로 말하며 수정해주기를 거부한다고 ‘뭐 큰 차이가 있을까’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날인을 해주어서는 안된다. 이 피의자신문조서는 법원에 그대로 가고, 자신의 자백내용이 담긴 것이므로 어떤 증거보다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끝내 수정해주지 않으면 날인을 거부해야 한다.
한편 경찰관이 다른 사람에 대해 물어볼 때는 신중히 답변하거나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좋다. 잘 모르고 말한 것이 그 사람에게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느냐고 물어보는 경우에 변호인이 필요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받겠다고 대답해야 한다. 모든 사실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면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하여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신중히, 그리고 변호인과 잘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피의자신문조서를 모두 작성하면 경찰은 수사기록을 정리해 지휘검사에게 신병처리에 대한 지휘를 받으러 간다. 지휘검사는 기록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신청, 불구속 수사, 보강수사 뒤 재지휘 등 세 가지로 지휘를 하게 된다. 보강수사를 지휘하면 다시 2차로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도 어쨌든 체포 후 48시간이내에는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든지 불구속으로 석방하든지 결정을 해야한다.
조사가 끝나면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 소지품을 영치하고 신체검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소지품은 경찰이 보관하는 것이지 그 내용을 수색하거나 할 수는 없으며, 그러려면 수색압수영장이 있어야 한다. 얼마전 연행된 전교조 조합원들이 신분을 말하지 않자 소지품을 강제로 수색해 신분을 확인한 일이 있는데 이는 불법이다. 신체검사를 한다면 알몸수색을 요구할 수 있는데 전에 보았듯이 법률에 근거가 없이 경찰청 훈령을 근거로 한 불법관행이므로 거부해야 한다.
덧붙여 신분을 확인한다면서 강제로 지문을 날인케 하고 사진을 찍는 경우가 있는데, 두 가지 모두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할 수 없으므로 거부할 수 있다.
권두섭/변호사 민주노총 법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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