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경제 전망
이정현 / 회원
2001년 한국경제에 대하여 정부와 관변 연구기관 및 자본측에서는 연평균 5% 내외의성장을 점치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의 증대와 들쭉날쭉한 유가, 그리고 자본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성장요소인 소비와 투자 및 수출입 등 모든 측면에서 2000년 연간 성장률 잠정치인 9.2%에 훨씬 미달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구조조정이 정부방식대로 원활히 이루어져야만 목표성장률이 달성될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구조조정 파산선고, 위기의 되풀이
이와 같은 정부측 전망은, 무엇보다도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회복과 선진경제기반 확보라는 지난 3년 동안 추진해 온 정부정책에 대한 파산선고를 의미한다. 이것은 다시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두 가지 현실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이후에도 구조조정은 한국경제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3년 간의 과정이 이를 반증한다. 현재의 구조조정은 노동자·민중의 고혈 빨아내기를 통해 자본의 명줄을 이어주는 데 불과하다. 그런데도 자본의 위기는 심화되면서 되풀이 되고 있다.
둘째, 국내경제는 독자성을 상실한지 오래다.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침체가 2000년 하반기부터 가시화됨에 따라 더불어 동요하고 있는데 거기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일 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수출입구조와 미·일·유럽 자본의 안마당이 되어버린 현재 경제 현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경제 불안정성 증대
현재 지수 500대에 머물고 있는 주식시장 상황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소폭 반등할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국내 요인에 의해서 보다는 국제 요인에 의하여 폭락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있다. 또 각국 거대자본, 초국적자본은 미국경제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투자처를 옮겨다닐 것이다. 따라서 지표로 볼 때 2001년 한국경제상황은 세계경제 특히 미국경제 상황에 의하여 크게 좌우될 것이다. 이는 일국적으로 독자적인 생존전략 보다는 글로벌 세계경제에의 편입 강화를 중점과제로 하여 경제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현 정권의 정책 방향 때문이다.
수출입전망은 원유가문제와 초국적자본간 시장쟁탈전 격화로 인하여 매우 불투명하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것은 세계 교역량 증대요인이 되지만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이었던 자동차·반도체 등이 시장성숙기를 지나 세계적으로 감산체제에 들어가는 등 무역 여건이 좋지 않다. 원유가와 주요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정부 예상과는 달리 경상수지는 흑자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정규직은 더욱 증가하고 실질 실업률은 여전히 10% 이상의 고수준에 달할 것이다.
착취구조 강화는 기정사실, 노동자투쟁으로 새 전망 열어야
이 상황에서 정부는 ‘상시적 구조조정’ 체계를 갖추어, 올해부터는 구조조정의 내실을 기하고 시장경제시스템의 정착과 안정 성장을 기한다는 ‘2001 경제정책방향’을 냈지만, 이는 불안정한 세계경제의 현재 상황 속에서 노동자·민중의 고혈을 더 빨아내야만 그나마 경제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며, 노동자·민중의 고혈 빨기식 구조조정이 아니면 한국자본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노동자·민중의 삶의 조건 개선이 아니라 국내에서 초대형자본과 초국적자본의 비대화로 귀결되고, 경제상황은 그들 자본간의 경쟁 격화에 따른 아비규환식 경제전쟁에 의하여 점점 더 위기로 치닫게 될 것이다. 구조조정 반대와 거대자본의 국공유화만이 살 길이다. 노동자 투쟁만이 한국경제 전망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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